삶의 표면으로 떠올라야 하는 이유

      2024.10.22 15:48   수정 : 2024.10.22 15: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는 모두 압니다. 이렇게 살 수는 없지만, 지난날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본문 중)
'스코틀랜드 시 문학계 선도 주자'라 불리는 작가 캐슬린 제이미는 책 '표면으로 떠오르기'(빛소굴)의 제목처럼 자기 삶에서 수많은 ‘떠오르기’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생명력으로 이어진다. 잊혔다고 생각한 것들이 살아 돌아와서 파괴된 공동체를 복원해 주고, 생명을 되살려 주며, 때로는 병마를 이기는 기묘한 계시가 된다.


작가는 이 산문집에서 알래스카, 티베트, 스코틀랜드 석기시대 유적지, 때론 자기 집 뒷마당을 여행하면서 각각의 장소에서 만나는 풍경, 평범한 사람들과의 기이한 대화, 낯선 문화, 예상치 못한 위기, 점차 무너지는 이 세계를 향한 분노와 연민을 늘어놓는다.

여기서 작가가 깨달은 것은 시간이 나선형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것이 출발한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물론, 돌아온 그것이 처음과 같지는 않지만 언제나 그 지점이 우리의 바탕이고 토대라는 주장이다.
작가는 "우리는 살기 위해 떠나고, 또 살기 위해 되돌아온다"고 강조한다.

이 모험과 귀환의 여정에서 저자가 발견해낸 삶의 진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는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겪은 질병과 상실이 새롭게 조명하고 거기서 비롯된 초연해진 마음,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이 세계가 불러일으키는 분노, 끈질기게 견디어 내는 고요한 영적 몸부림도 드러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