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영풍 공개매수는 시장 교란·원천무효… 책임 묻겠다"
2024.10.22 18:05
수정 : 2024.10.22 18:10기사원문
22일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가조작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들의 공개매수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들은 연이어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해 두고,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며 "이에 5.43%에 달하는 수많은 주주와 투자자들이 합리적 시장 상황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유인된 역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MBK·영풍 및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을 실사한 적이 없고, 사업과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날 영풍·MBK도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다. 장병희 창업주가 고려아연의 사장을 맡기도 하는 등 창업 초기 장씨 가문도 고려아연을 경영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날 법원이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을 기각한 것에 대해서도 "위법성은 본안 소송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23일 마무리되는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MBK·영풍과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MBK가 공개매수를 통해 5.34%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MBK·영풍의 지분율은 38.47%까지 높아졌다. 반면 최 회장 일가와 우호세력 지분은 현재 34.05%다.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목표 물량은 20%(베인캐피탈 2.5% 포함)다.
경영권 분쟁이 향후 주총에서 의결권 확보를 위한 표 싸움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려아연 지분 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인다.
박 대표는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현대차·LG·한화 등 지분의 표심 향방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박 대표는 우호지분이 이탈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올해 초 주총에서 우리 안건에 모두 동의했다. 변함 없다고 믿는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소각 일정은 추후 이사회나 내부 의견 논의를 통해서 정할 계획이다.
한편 최 회장 측은 이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 중 하나인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 결과 최대 목표인 551만2500주의 99.6%에 해당하는 549만2083주를 확보해 사실상 목표 물량을 채웠다.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