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에 홈쇼핑까지 '노래하는 쇼핑호스트'"

      2024.10.22 18:24   수정 : 2024.10.22 21:38기사원문
"몇 년 후 제가 중심이 돼 진행하는 '미스터쇼핑' 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습니다."

22일 박상우 신세계라이브쇼핑 쇼핑호스트(사진)는 "남성이 주인공인 홈쇼핑이자, 트로트 가수 출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상우 쇼핑호스트는 지난 2022년 말 방영됐던 '미스터트롯2'에 출연해 직장인부로 본선 팀 미션까지 진출했던 경력이 있다.

당시에도 '노래하는 쇼핑호스트'로 불렸던 그는 2019년 홈쇼핑 업계에 발을 들여 벌써 6년차를 맞았다.

트로트 가수에서 쇼핑호스트로 직업을 바꾸기 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08년 데뷔 후 시트콤,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 터진' 작품이 없어 무명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SNL'과 '히든싱어' 등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커리어를 쌓기 시작할 무렵에는 입대를 하면서 그나마 쌓았던 인지도마저 사라졌다. 제대 후에는 "더 이상 가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기억했다.


박상우 쇼핑호스트는 "군 제대 후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2~3년 발성훈련을 받아가면서 대학로 소극장 공연부터 시작했다"며 "나중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캐럴' 등 대형 뮤지컬의 주·조연급으로까지 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뮤지컬 제작사 2개가 동시에 파산하면서 출연료를 받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회의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바닥까지 떨어져 좌절을 겪던 시기, 지금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그의 재능을 알아봤다. 아르바이트로 다양한 행사 프로모션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고 쇼핑호스트를 떠올렸다는 것. 그길로 쇼핑호스트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준비를 시작한 그는 몇 달 만에 롯데홈쇼핑 쇼핑호스트 공채에 합격했다.

그는 연예인의 삶을 접고 직장인이 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안정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장인이 된 덕분에 지금 5개월 된 아이를 키우면서 퇴근 후엔 육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에서 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 옮기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더 나아졌다. 그는 "생방송이 아니라 녹화방송이다 보니 직장인과 같이 출근해서 녹화 2~3개 정도를 하고 퇴근하는 식"이라면서 "연예계에 있을 땐 불안정한 일정 등으로 생체리듬이 다 깨졌는데 이젠 빨간날(휴일)에 쉴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과 패션의류를 함께 판매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의 강점이라고 했다. 보통 쇼핑호스트는 식품에 특화되거나 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박씨는 큰 키와 모델 부럽지 않은 체격으로 남성용 슈트 제품도 판매하지만, 먹는 걸 워낙 좋아하고 잘 먹는 덕에 식품 방송에도 섭외됐다.
비주얼과 고급스러운 제품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식품 중에서도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조선호텔 김치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박씨는 "미스터트롯3도 제작된다고 하니 가수로서 도전을 하겠지만 쇼핑호스트란 직업을 놓고 싶지 않다"면서 "나중에는 상품을 팔면서 내 노래도 하고, 공연도 할 수 있는 '미스터쇼핑' 같은 방송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수에서 배우로, 쇼핑호스트로 끊임없이 도전해 꿈을 일군 그의 이력답게 미스터쇼핑을 실현할 날도 머지않아 보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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