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부활...美 금리 인하 지연-트럼프 승리 기대 덕분

      2024.10.23 14:07   수정 : 2024.10.23 14: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전후로 급락했던 달러 가치가 다시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아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 때문에 달러 가치가 치솟는다고 진단했다.

달러, 더딘 美 금리 인하 전망에 급반등
22일(현지시간)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06% 오른 104.14까지 올랐으며 1개월 전보다 3.19% 상승했다.

6개 국제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1973년 3월에 시작되었고 출범 당시 달러 가치를 100으로 두고 있다.

달러지수는 지난 6월에 106 근처에 머물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약 4년 만에 금리를 내린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0.5%p 내리고 하루가 지난 지난달 19일 달러지수는 100.61이었다. 이후 지수는 같은달 27일 100.38을 기록하더니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투자사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최근 달러 강세가 2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예외론의 재부상”과 “트럼프 효과”를 언급했다.

미국 예외론은 현재 중국과 유럽 등에서 불황으로 앞 다퉈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견실한 경제 환경 덕분에 금리 인하가 느린 상황을 가리킨다. 이달 4일 공개된 미국의 9월 실업률은 4.1%에 불과했으며 지난달 미국의 비(非)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시장 전망치(15만명)를 크게 웃돈 25만4000명이었다. 연준 산하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카슈카리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21일 발언에서 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월에 금리를 내린 연준의 올해 남은 금리 결정 회의는 다음달 7일과 12월 18일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연준이 올해 남은 2차례의 회의에서 각각 0.25%p씩 금리를 내린다고 전망했다. FT는 2차례 인하를 바라보던 투자자들이 지금은 최대 1회 인하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고정된 만기 금액 때문에 시중 금리가 오를수록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미국 10년물 국채 가격은 22일 0.024%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대선 이기면 금리 인하 더 느려져
달러 가치 상승의 다른 원인은 트럼프의 다음달 대선 승리 시나리오다. 미국 금융사 씨티그룹은 대선 전망에 따라 이달 들어 달러 매입을 크게 늘렸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측은 최근 달러 시세에 “선거 웃돈”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는 현재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약 3%p 차이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그러나 영국 시사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자체 분석 결과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54%로 해리스(45%)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발언에서 달러 가치 상승으로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출이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달러'가 "멍청한 사람들에게는 좋게 들리겠지만, 미국 제조업계 등에는 재앙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의 경제 책사이자 미국 헤지펀드 키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스콧 베센트는 이달 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발언과 달리 달러 가치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트럼프가 "미국의 기축 통화 지위를 지지한다"며 지난 수십 년 동안 통화 기조를 깨고 일부러 달러 가치를 낮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경우, 따로 환율에 손을 쓰지 않더라도 달러 가치가 오른다고 본다.
맥쿼리의 위즈먼은 관세 인상을 포함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시행되면 “더 높은 물가상승이 나타날 것이며 그에 따라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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