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 때문에 '오르고' vs 트럼프 때문에 '떨어지고'

      2024.10.24 14:09   수정 : 2024.10.24 14: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수혜주' 비트코인의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나비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적은 트럼프?...'親코인 정책' vs '국채금리 상승'

24일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9280만7014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1일 9500만원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000만원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의 가격 움직임도 비슷하다.
지난 21일 378만원대까지 올랐던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342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351만8021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가상자산시장의 조정세는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로 지난 달 16일 3.61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다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이달 23일(현지시간) 4.242%까지 올랐다.

시장은 사흘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추가 상승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 국채금리까지 급등하며 발목이 잡힌 것이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940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1억원 돌파에 가까워졌으나, 현재는 해당 가격 대비 4% 넘게 빠졌다. 이는 7월 말이 최대치이다.

미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행보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와 보호 무역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수요가 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4.2%까지 올랐다"라며 "금리가 오르는 배경에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수출에서 관세를 올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친(親) 가상자산' 후보인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비트코인을 9500만원까지 올렸지만, '보호 무역'과 '관세'를 강조하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국채 금리를 올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누르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단기 조정은 있지만...옵션시장은 "비트코인 1.1억 간다"

그러나 시장에선 코인시장의 강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선 콜옵션 투자자들이 다음 달 29일 만기인 비트코인 콜옵션의 행사가격이 8만달러 부근에 집중돼 있다. 콜옵션 투자자들 사이에선 다음 달 말이면 비트코인이 8만달러(약 1억1030만원)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것이다. 콜옵션은 특정 시점 안에 미리 정해진 가격에 자산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8만달러는 글로벌 가격 기준 올해 3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7만3800달러(약 1억180만원)보다 10%가량 더 높은 가격이다. 결국 옵션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다음 달 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단기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코퍼는 보고서를 통해 "온체인 지표가 시장 과열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며 "비트코인 월렛 주소의 98%가 현재 수익 상태다. 역사적으로 이 비율이 상승하면(최근 75%) 수익 확보를 원하는 투자자로 인해 매도 압박이 종종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비트코인이 단기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격 정점에 단기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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