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치킨값이 더 올랐다", 농산물이 고물가 주범 '반전'
2024.10.24 14:03
수정 : 2024.10.24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정부가 지난 2년간 농축산물 가격 폭등을 문제 삼아 유래 없이 많은 농산물 품목에 할당관세 같은 높은 세금을 적용했지만 정작 해당 기간 농산물 가격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군산·김제·부안 을)에 따르면 통계청 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연간 물가상승률 5.1%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개 품목 중 농축산물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지난 2023년 연간 물가상승률 3.6%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개 품목 중 농축산물은 사과 단 한 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매월 458개 품목의 물가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이 중 농축산물은 쌀과 사과 등 63개 품목에 이른다. 개별 품목이 전체 물가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전체 가구의 품목별 소비지출 비중을 의미하는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를 적용해 품목별 기여도를 산출해야 한다.
이원택 의원실이 2022년과 2023년 물가상승률에 대한 458개 품목 기여도를 계산한 결과 2022년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은 경유, 휘발유, 전기료, 도시가스, 전세, 등유, 보험서비스료, 공동주택관리비, 생선회(외식), 치킨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석유류와 공공요금, 외식인 셈이다. 30위 안에서도 농축산물은 돼지고기, 수입쇠고기, 배추 3품목 뿐이었다.
또 2023년 물가상승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은 전기료, 도시가스, 공동주택관리비, 보험서비스료, 구내식당식사비, 빵, 생선회(외식), 사과, 티셔츠, 유아동복이었다.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 외식의 비율이 높았다. 30위 안에 드는 농축산물은 사과(8위)와 귤(24위) 2개 품목에 불과했다.
이원택 의원은 “전년도 폭등했던 사과값 조차 빵값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농산물 가격이 물가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습관적으로 호도하는 행정당국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식품부는 국민들에게 물가와 농산물 가격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어려워지는 농업인의 상황도 정책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