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호실적에도 조용… 2차전지주 물린 개미들 한숨

      2024.10.24 18:04   수정 : 2024.10.24 18:04기사원문
2차전지주의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으로 개인 투자자 10명 중 8명은 손실권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쯤 '2차전지주의 시간'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0.87% 오른 4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도 1.08% 상승 마감했다. 다만 이외 에코프로비엠(-3.45%), 에코프로(-2.50%), 포스코퓨처엠(-1.70%), 포스코폴딩스(-0.73%) 등 대다수 2차전지주는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의 기대치를 웃도는 3·4분기 호실적에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부활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상승 탄력은 제한된 양상이다. 테슬라의 올해 3·4분기 주당순이익은 월가의 평균 예상치(0.6달러)를 뛰어넘는 0.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던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54% 늘어난 27억1700만달러를 달성했다.


반등 기회가 멀어지면서 지난해부터 2차전지주를 사 모은 개미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2023년 10월24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년간 주요 2차전지 관련주를 사들인 주주 100명 중 85명은 손실 구간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에코프로 주식 매수자 중 95.9%는 이날 종가 7만8300원 기준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 가격 구간별로는 50만원대에서 거래된 물량이 26.95%로 가장 많았다. 60만원대 이상 가격에서 거래된 물량도 19.82%에 이른다.

에코프로비엠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더 크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사들인 매수자 99.02%는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0만원 이상 가격에서 에코프로비엠을 산 매수자도 14.8%에 이른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1월 이후 30만원선을 뚫지 못하고 있다. 최근 1년간 포스코홀딩스의 94.9%, 포스코퓨처엠 89.1%, 삼성SDI 94.1%, LG화학 83.8% 매수자가 손실권이다. 유일하게 LG에너지솔루션만 반등에 성공하며 손실권 매수자는 32.4%에 그쳤다.

2차전지주 부진에는 리튬·메탈 가격 하락세, 고객사 부진 영향이 컸다. 안회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제품 출하는 유럽향이 많고 북미향은 포드사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럽 주문자상표부착(OEM)사와 포드사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 고객사 가능성, 2026년 신규 제품 양산 논의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정책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2차전지주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2차전지주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올해보다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고객사인 미국 전기차 기업들의 판매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올해 테슬라의 판매 부진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15%로 둔화됐지만, 테슬라를 제외한 GM 등의 올해 성장률은 36%로 견조하다.
여기에 테슬라도 3·4분기 기준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등하면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2차전지주에 큰 우려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 후 상하원까지 장악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위한 구도는 완성되지만, 공화당 하원 상당수가 IRA 폐지에 반대 의견을 공식화했다"며 "IRA로 투자가 집중된 전기차·배터리 산업 지역구가 공화당 우세 지역인 만큼, 여기서 방파제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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