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상장 거래소에 투자?···‘독과점’에 걸어볼까
2024.10.25 14:44
수정 : 2024.10.25 14:44기사원문
유리자산운용은 이 같은 특성을 지닌 거래소를 하나의 ‘섹터’로 파악해 한 데 모아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마련해놨다. 한때 4000억원 규모까지 갔다가 현재는 반도체 랠리 등에 밀려 절반 이하로 줄긴 했으나, 혼란스러운 경제 및 증시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리글로벌거래소[주식]’ 순자산(24일 기준)은 11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2월 설정돼 꾸준히 몸집을 키워 한때 4000억원 정도로 불어났으나, 코로나19와 반도체 상승장을 거치며 무게가 빠졌다.
하지만 수익률은 지속 높이고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34%, 6개월로 따지면 17.21%를 가리키고 있다. 최근 1년 동안엔 33% 가까이 올랐다.
이 상품은 전 세계 상장 거래소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 펀드다. 국가별로 1~2개 정도로 존재해 사실상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이 담보된다. 동시에 대규모 정책 변화나 시장 붕괴 같은 수위의 사건이 아니라면 디폴트 가능성도 없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3일 기준 런던상품거래소(10.0%),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9.7%), 도이체 뵈르제(9.4%), 나스닥 OMX 그룹(9.0%),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HOLDINGS·7.6%) 등이 상위 명단에 있다. 이들 종목을 포함해 총 18개 거래소 운영사를 담는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과반을 차지하고 영국(10.8%), 독일(10.1%), 홍콩(7.9%) 순이다.
유리자산운용 관계자는 “5개 대륙 12개국에 투자함으로써 거래소 간 낮은 상관관계를 확보해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선진국뿐 아니라 잠재 성장성을 보유한 신흥국 거래소 투자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작해 유동성이 증권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거래소도 증권거래, 기업공개(IPO) 등에서 수익 확대가 예상된다. 거래소가 연관돼있는 금융투자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지수 사업, 비트코인, 파생상품 등 사업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도 챙길 수 있다. 실제 지난해 해당 펀드 배당수익률은 2.35%로, 코스피지수 수치(1.83%)를 앞섰다. 편입하고 있는 멕시코거래소(6.55%), 호주 거래소(5.17%) 등이 크게 기여했다.
다만 유리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해당 국가의 정치적·지정학적 변수나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