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휴전 협상 27일 재개, 1개월 미만 '미니 휴전'

      2024.10.25 14:10   수정 : 2024.10.25 14: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이후 멈췄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 협상이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협상 당사국들은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이자 강경파였던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대화에 물꼬가 트였다고 보고, 이견이 많은 종전 협상보다 짧은 휴전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이 오는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과 만난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번스와 바르니아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총리실은 "참석자들은 최근 상황에 따라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이집트 알 카헤라 방송은 이집트 대표단이 하마스 대표단과 카이로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두 대표단 역시 휴전 협상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알 사니와 만난 뒤 며칠 안에 휴전 중재국들이 모여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휴전 협상에 착수했으나 타협을 보지 못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에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하고 양측의 수용을 압박했다. 그는 1단계로 6주 동안 이스라엘군 부분 철수 및 일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언급한 뒤, 2단계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남은 인질 석방을 주장했다. 3단계에는 가자지구 재건과 시신 송환이 시작된다.

휴전 협상은 지난 7월 이란에서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전 정치국장이 폭사하고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면서 사실상 멈췄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인 ‘필라델피 회랑’을 계속 통제한다고 주장했으며 하마스는 바이든의 합의안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협상은 이스라엘이 지난달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공격하고 수장들을 제거하면서 기약 없이 정체됐지만, 이달 신와르의 사망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FT는 지난해 10월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던 신와르가 사라지면서 미국과 중재국들이 휴전 협상을 다시 추진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 블링컨과 만나 "신와르를 제거한 것이 인질들의 귀환과 전쟁 목표 달성, 전후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블링컨은 "신와르의 죽음이 인질을 귀환시키고, 전쟁을 끝내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휴전은 바이든이 제시했던 중장기 계획보다는 짧고, 임시적인 휴전이 될 예정이다. 익명의 외교 관계자는 FT에 중재국들이 기존 휴전안의 "미니 버전"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휴전안에 대해 이스라엘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이라는 기본 합의는 유지하지만 휴전 기간이 1개월 미만이라고 전망했다.
관계자는 "중재국들은 더 오래 유지되는 합의로 이어질 임시 협상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종전을 위한 더 큰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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