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푸틴 비밀대화 美 대선판 흔드나, 美 정부기관 조사 촉구
2024.10.26 08:01
수정 : 2024.10.26 08:45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최소 1억3200만 달러(약 1835억원)를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 2년간 비밀대화를 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 우주항공국(NASA)는 머스크를 즉시 조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한 콘퍼런스에서 빌 넬슨 나사 국장은 "머스크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여러 차례 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수년 동안 러시아에서 자신이 소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모색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 기술 거물 유리 밀너로부터 부분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우주항공 업계에서는 이런 종류의 협력이 일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스페이스X가 현재 정기적으로 나사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와 관련,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머스크 CEO와 그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머스크가 막대한 자금을 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 선거관리위원회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달 지난 16일까지 머스크가 트럼프에 기부한 금액은 1억3200만 달러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에 자금을 대는 것 외에도 미국 공화당의 연방 상원의원 선출을 목표로 하는 슈퍼팩 '상원 리더십 펀드'에 1000만달러(약 139억원)를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몬태나와 네바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에서 공화당의 상원의원 선거운동을 위해 투표 독려 활동을 하는 슈퍼팩 '센티널 액션 펀드'에도 230만달러(약 32억원)를 지원했다.
이런 대규모 기부액으로 머스크는 올해 미국의 정치 기부자 중 최상위권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까지는 정치 기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
특히 머스크는 경합 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돈을 뿌리고 있다.
그는 미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 지지 청원 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명목으로 지난 19일부터 매일 한 명에게 100만달러(약 13억9000만원)씩 지급중이다.
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머스크의 현금 지급이 사실상 불법 선거운동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지난 23일 머스크에게 연방법을 위반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