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Z세대' K뷰티에 열광..한류가 이렇게 대단했다

      2024.10.27 19:00   수정 : 2024.10.27 1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지난 2016년 크레이버가 인수한 이후 2019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신생 뷰티브랜드 '스킨천사'는 일찍이 중국 대신 미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K뷰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기 제품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세럼'은 지난해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총 16만5000개를 판매, 선크림 부분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100개국에 진출한 스킨천사의 지난해 연 매출은 669억원으로 전년 331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500억원으로 무려 274%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이 독식하던 K뷰티 수출 시장 구조가 급격히 다변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내 자체 브랜드가 성장한데다 최근엔 중국 내수 침체까지 길어지면서 K뷰티 소비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반면,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의 타격에도 오히려 뷰티 전체 수출액은 증가 추세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미국 시장이 하반기부터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K뷰티의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이끌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이 중국 추월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7월을 기점으로 화장품 대미국 수출액이 중국을 뛰어 넘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7월 화장품 수출액은 미국이 17억4564만달러로 중국(16억6507만달러)을 처음 앞섰다. 8월 역시 미국이 19억5094만달러로 중국(15억7321억달러) 수출액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추세면 이르면 올해 연간 기준 K뷰티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 아닌 미국이 될 전망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사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저가 화장품은 중국 로컬 브랜드에 밀리고, 고가 브랜드는 프랑스, 일본 등에 밀리면서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에서 설 자리를 많이 잃었다"며 "한때는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이 62%에 달했는데, 올해 상반기만 해도 25~30%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국 수출이 줄어든 대신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기준 북미 화장품 수출액을 전년보다 39.6% 늘어난 12억5200만달러로 추산하면서 올해는 이보다 12.4% 증가한 14억7만달러로 전망했다.

보수적인 소비문화로 뷰티업계 진출이 쉽지 않았던 일본 시장도 K뷰티 성장세가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통 뷰티브랜드들의 MZ세대 전략 부진 속에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성비·한류·ODM '삼박자' 힘

K뷰티가 미국에서 약진한 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높아진 덕이다. 실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뷰티 제품 상위권 대부분이 한국 제품이다. 지난 7월 이틀간 진행된 '2024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에서도 코스알엑스, 라네즈, 바이오던스 등 한국 브랜드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행사기간 한국 뷰티 셀러 매출은 지난해 행사 때보다 2.2배 늘었다.

장준기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처음 일본과 중국 중심으로 일었던 한류열풍이 BTS, 기생충 등 다양한 한류 영향이 유럽과 미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뷰티 기업들의 진출 발판이 됐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제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7~8월 뷰티제품 수출 비중이 중국보다 미국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점이 된 건 코로나19 엔데믹이 시작될 무렵인 2022년 중반 이후부터다. 과거에는 화장품 시장이 오프라인 중심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화장품 중소기업 수출액은 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8% 늘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K뷰티 열풍의 핵심인 중소·인디 브랜드의 성장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역할도 컸다.
소품종 대량 생산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화장품 ODM 기업이 중소 인디브랜드에 부족한 기술력과 제조시설 등을 뒷받침하며 동반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뷰티의 전망은 매우 밝다.
김 교수는 "색조화장용 제품류의 중국 수출은 점차 감소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신시장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트렌드 추세가 이어져 한국 중저가 색조브랜드 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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