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수술' 집도의들, 명백한 살인 혐의…경찰 "출생 후 방치해 사망"

      2024.10.28 13:57   수정 : 2024.10.28 13: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36주 낙태' 수술을 집도해 입건된 의사들에게 명백한 살인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8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여러 객관적 정황 증거로 봤을 때 명백히 살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우 본부장은 '집도의가 분만 이후 태아가 사망한 것에 대해 시인했냐'는 질문에 "시인, 부인 여부를 말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태아는 출생했고 그 이후 방치돼 사망했기 때문에 살인죄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심정지 약물을 태아에게 주사한 뒤 모체에서 꺼내는 방법도 있는데 어떤 과정으로 방치가 된 거냐'는 질문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법이 금지한 행위를 직접 실행하면 작위,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은 상황은 부작위로 본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태아가 방치돼 사망했다'는 점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면 해야 할 조치가 있는데 이를 하지 않아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면 모든 게 방치에 다 포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를 받는 병원장 70대 윤모씨와 집도의인 60대 심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앞서 지난 23일 "기본적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 주거가 일정한 점, 기타 사건 경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 본부장은 "영장 기각 사유에서 범죄 사실에 대한 다툼 여지 등을 지적하지는 않았다"며 "기타 사유로 기각했기 때문에 사유를 분석해서 영장을 재신청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윤씨 병원에서 이번 사건 외에도 추가로 태아 화장을 의뢰한 적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우 본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이 건 외에 다른 내용도 포함해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며 "추가로 입건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와 심씨는 임신 36주 차에 낙태한 경험담을 올려 논란이 된 20대 유튜버 A씨의 낙태 수술을 해 태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총 9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유튜버 A씨도 살인 혐의로 입건됐으며 병원장과 집도의 외 다른 의료진 4명에게는 살인 방조 혐의가 적용됐다.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2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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