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로 퇴사'임직원, 구영배·김효종 고소..."퇴직금 30억 못받아"
2024.10.28 15:54
수정 : 2024.10.28 1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지목된 큐텐그룹의 재무를 담당했던 자회사 큐텐테크놀로지의 전 임직원들이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며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를 형사고소했다. 티메프 사건에서 임금·퇴직금 문제가 고소로 이어진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큐텐테크 퇴사자 51명은 지난 22일 구 대표와 김 대표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임금 및 퇴직금 등 미지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퇴직금 미지급)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퇴사자들은 구 대표와 김 대표가 퇴직금과 임금, 보상금 등 총 30억 94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7월 10일부터 9월 30일 사이 퇴직한 이들은 약 1~3개월 가량 퇴직금과 임금 등을 수령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근로자가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
이들은 구 대표가 실질적으로 큐텐테크로 지배·운영했으며 김 대표와 공모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표가 티메프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구 대표의 횡령·배임 등의 범죄행위에 방조 혹은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구 대표 등의 범죄행위로 인해 큐텐테크는 무자력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됐고, 그 결과 퇴직자들은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로 큐텐테크를 퇴사하게 됐다는 것이다. 고소인들이 지급받지 못한 금액은 각각 1600만원부터 1억 5000여만원에 이른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기존에 재직 중이던 근로자 600여명 중 약 490여명이 퇴직한 상황이다. 따라서 구 대표 등에 대한 퇴직자들의 추가적인 고소가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앞서 또 다른 큐텐테크 임직원 23명은 지난 24일 김 대표와 큐텐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퇴직자들의 고소로 구 대표와 김 대표 등은 검찰·경찰·고용노동부 총 3개의 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김 대표를 소환해 큐텐과 티메프의 재무관리 경위, 계열사 간 자금 흐름 등에 대해 조사했다.
구 대표 등은 정산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자들을 속여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조건 충족을 위해 '일감 몰아주기' 방식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총 692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큐텐테크는 사업운영 중단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10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임직원과 퇴사자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큐텐테크 측은 지급받지 못한 서비스 이용대금을 고객사로부터 요청하고 보유한 채권 신고 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모든 사업 활동 중단으로 휴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티메프 정산지연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