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빅테크, 중동 불안에도 사우디行...'사막의 다보스' 집결

      2024.10.28 16:07   수정 : 2024.10.28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의 금융 및 IT 업계의 ‘거물’들이 중동의 전쟁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에 집결할 예정이다. 올해 8번째로 ‘사막의 다보스 포럼’을 개최하는 사우디는 지난해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이목을 끌지 못한 7차 포럼을 만회하기 위해 주변의 긴장을 아랑곳하지 않고 성대한 모임을 마련했다.

사우디 매체 알 아라비야는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연구소’가 주최하는 올해 8차 FII 총회에 새로운 기업 및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비영리 단체인 FII 연구소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경제 이슈를 알리기 위해 2017년부터 총회를 열었다. 사막의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해당 행사는 올해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이달 29~31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다.
AI 15대 강국 진입을 노리는 사우디는 지난 3월 AI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들에 1억달러(약 139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해 10월 24~26일에 7차 총회를 열었지만 같은달 7일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국제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올해 행사에는 골드만삭스 그룹의 데이비드 솔로몬,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블랙록의 래리 핑크 등 미국 대형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 행사와 마찬가지로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의 쇼우 츄 CEO는 올해 처음 참석한다. 미국 IT 전문 밴처캐피탈업체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벤자민 호로위츠 공동 창업자도 참석한다고 알려졌다.

FII 연구소의 리처드 아티아스 CEO는 이외에도 사우디 재생에너지 기업 ACWA파워, 사우디 에너지 업체 아람코,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 그룹, 미국 호텔 기업 힐튼, 미국 제약 업체 모더나, 다국적 금융 기업 HSBC 등 여러 기업들의 CEO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전체 참가자 숫자는 약 7000명으로 추정된다. 아티아스는 참가자의 약 30%가 미국, 25%는 유럽에서 온다며 아시아에서 오는 참가자는 전체 20%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 중동 지역을 포함하여 세계 각지의 고위 관료들도 참석한다며 FII 총회가 “정말로 국제적인 플랫폼이다”라고 강조했다. 아티아스는 전 세계 기업인들이 이번 행사에서 280억달러(약 39조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발표한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그레고리 가우스 국제문제 교수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자유치 차원에서 지정학적 불안은 방위 산업을 제외하면 완전히 부정적"이라며 분쟁 상황에도 여러 기업가들이 모이는 상황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치 컨설팅업체 하드캐슬 어드바이저리의 자이드 벨바기 대표는 "FII은 항상 사우디에 대한 투자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외국 기업인들이 사우디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1박에 500~1000달러에 달하는 호텔들이 매진된 것만 봐도 국제적 관심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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