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슈트 입고 두발로 척척… 마비환자에 기적 선물

      2024.10.28 18:03   수정 : 2024.10.28 18:03기사원문
우리나라가 하반신마비 장애인도 혼자 걷고, 문을 열거나 물건을 옮기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제3회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 출전해 2연패를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KAIST는 2016년 제1회에는 동메달, 2020년 제2회 금메달에 이어 이번 제3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을 지켜냈다.

사이베슬론은 '사이보그'와 경기를 뜻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로 장애인 선수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역량을 겨루는 대회다.

KAIST팀은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KAIST 엑소랩과 무브랩, ㈜엔젤로보틱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F1'로 27일 열린 사이배슬론에 출전한 26개국 71개팀과 기술력을 겨뤘다.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승환 선수가 워크온슈트F1을 착용하고 좁은 의자 사이로 옆걸음, 박스 옮기기, 지팡이 없는 자유 보행, 문 통과하기, 주방에서 음식 다루기 등 6개의 미션을 6분 41초만에 끝냈다.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한 스위스와 태국은 10분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2개 미션을 수행하는데 그쳤다.

KAIST팀의 주장인 박정수 연구원은 "애초에 우리 스스로와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따라와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아직 공개하지 않은 워크온슈트F1의 다양한 기능을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IST팀이 이번에 개발한 '워크온슈트F1'은 모터가 장착된 관절이 6개에서 12개로 늘었다. 또 모터의 출력 자체도 지난 대회보다 2배 이상 출력이 강화됐다. 발에 있는 6채널 지면반력 센서는 로봇의 균형을 1초에 1000번 측정해 균형을 유지하게 해준다. 장애물을 감지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인공지능 신경망 구현을 위한 AI 보드도 탑재시켰다. 이와함께 워크온슈트F1은 대회 미션과는 관계 없이, 착용자 스스로 로봇을 착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걸어와 휠체어에서 도킹할 수 있는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이 과정에서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고, 모든 기초기술을 내재화했다.

한편, 공 교수팀은 지난 2022년 의료보험 수가의 적용을 받는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M20'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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