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중국의 수소차 시장에 올라탄 현대차 중국 광저우 '에이치투(HTWO)' 공장

      2024.10.29 12:36   수정 : 2024.10.29 12:36기사원문


【광저우(광둥성)=이석우 특파원】광둥성의 성도, 광저우 바이윈 공항에서 자동차로 도시순환고속도로를 타고 50여분 쯤 달리면 현대차의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 '에이치투(HTWO)' 공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중국 생산법인으로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유한공사'가 중국에서 쓰이는 명칭이다.

HTWO는 현대차가 구축한 수소 밸류체인 브랜드로, 광저우 생산법인은 해외에서 세워진 첫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이다.

20만㎡ 부지에 연 6500대의 수소 상용차에 쓰일 분량의 연료전지시스템을 만들수 있다.

이 곳에서는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할 수 있는 90㎾급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하고 있었다.


연 6500대의 수소 상용차에 쓰일 90㎾급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시설 가동


공장 설립 후 처음으로 지난해 100대 분의 수소 상용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해 광저우시와 산하 국유기업에 판매했다. HTWO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된 4.5t 트럭 100대는 지금 광저우 일대에서 환경 미화용과 수송용 등으로 쓰이고 있다.

HTWO는 올 들어 500여 대의 수소차를 판매하는 등 올 연말까지 1000대 이상의 수소 상용차의 중국 시장 판매를 겨냥하고 있다. 생산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태동하고 있는 중국 수소차 시장의 초기 선점 경쟁에서 먼저 한 발을 내디딘 셈이다.

'수소에너지로 에너지의 전환을 이룬다'는 뜻의 한자 대형 글자판들이 공장 건물 벽에는 붙어 수소 시대 개막에 대한 현대차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HTWO의 오승찬 법인장은 "중국 정부의 수소 산업 굴기 전략을 타고, 본격화된 수소차 경쟁에서 시장 선점과 1위 고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라는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공장에 들어서서 사무동과 생활동을 지나 수소를 사용해 연료전지시스템을 만드는 수소 활성화 구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건물과 건물을 잇는 다리를 지나야 했다. 활성화 건물 곳곳에는 천장과 건물 곳곳에 수소 감지 센서 등이 눈에 띈다. "벽은 방염 소재로 만들어진 방폭벽"이라고 HTWO의 문귀현 부장이 설명했다.

현대차, 본격화된 중국 수소차 경쟁 속에 시장 선점과 1위 고수 위해 총력전


"한국에서 만들어 보내온 전기발생장치 EAG를 분리판과 결합시켜 수소동력장치인 ESC를 만든다. 200여장(주로 216장)을 쌓아서 만든 서브 스택 두 개를 연결해 ESC 하나를 만든다."라는 문 부장의 설명이다.

ESC로 부르는 동력장치는 넥쏘’ 등에 탑재하는 100~90㎾급 연료전지시스템의 동력원과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일으켰다. "생산된 연료전지시스템은 현재 상용차에 탑재돼 광둥성의 수소차를 움직이고 있지만, 여타 모빌러티와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오승찬 법인장은 설명했다.

HTWO 측은 내년도에도 광둥성과 광저우시 산하 국유기업에 트럭 등 수소전기상용차 1500~2000대분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광저우시와 산하 국유기업에서는 HTWO에서 생산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된 4.5t 트럭 100대를 환경 미화용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장에는 ESC에 수소와 산소 등을 넣기 위한 각종 튜브와 고압 케이블들이 보였다. 수소와 산소가 주입되고, 동력을 제대로 발생시키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인 '스택 활성화'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각각의 EAG에 전선 등을 연결해 기능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지난 8월 베이징에 연 1만대 규모 공장 준공한 도요타와 치열한 경쟁 예고



확인 과정을 거쳐, 시스템 조립 라인으로 보내 자동으로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자동차나 버스 한 대 정도를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내는 대당 180㎏의 수소연료전지 동력 시스템이 완성되고 있었다. 상용차의 경우, 주문자의 필요에 따라, 용량을 더 늘리기도 한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지난 2021년 1월 광저우시 황푸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내 수소 차 경쟁에 뛰어든 결과가 이제 나오기 시작한 셈이다. 중국 당국이 수소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시설 확보 등 수소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글로벌 수소차 경쟁에 대비한 밸류 체인 투자가 빛을 보고 있었다.

5분 충전이면, 4.5t 수소 트럭은 가득 짐을 싣고 주행거리 650km까지 달릴 수 있었다. 영하 30℃ 운전에도 무리가 없다. 무거운 짐은 옮기기 어렵고 짧은 주행 거리에 낮은 온도에서는 운행이 어려운 전기자동차의 약점을 보완했다.

전기차나 기존 차량보다 비싼 것이 흠이지만, 중국 당국의 보조금이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광둥성 정부는 수소 트럭 한 대당 60만 위안( 1억1619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트럭 대당 제조원가는 120만 위안(2억2500만원) 가량으로, 다른 시범 도시들에서는 37만 위안(69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주고 있는 것에 비해 더 적극적인 수소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었다.

세계 1위 수소차 시장 오른 중국, 수소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시도



이미 중국은 이미 7300대의 수소 차가 다니고 있는 세계 1위 수소차 시장이 됐다. 도요타도 뒤질세라 지난 8월 베이징 경제개발구인 다싱 지역에 연 1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고 양상 체제에 들어갔다. 글로벌 수소차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현대와 도요타가 중국 시장을 둘러싼 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한 것이다.

생산 공정은 90% 넘게 자동화로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40여명의 생산 관리 담당자들은 공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 등을 통해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다. 전체 직원은 190여명. 40명을 제외한 150여명은 중국 현지 직원들이었다.

공장 전체는 철저한 보완구역이라 카메라를 소지할 수 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글로벌투자기관들은 중국 수소 산업의 시장 규모가 10년 내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트럭 등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를 100만대 이상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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