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비 1%p 늘고 1년...‘4만명’ 일자리 사라졌다
2024.10.29 12:00
수정 : 2024.10.29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소비 비중이 1%p 늘자 4만명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에서 취업자가 급감하는 등 타격이 컸다. 다만, 온라인 소비 확대로 물가 상승이 억제되는 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김지연 KDI 부연구위원은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발표에서 “온라인 소비 확대는 공급자 측의 비용 절감 및 경쟁 촉진을 통해 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고용에는 일정 기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 형태가 온라인으로 전환됨에 따라 오프라인 구매활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고용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소비 비중 1%p 확대되면 1년 동안 평균 숙박·음식점업(-2만3000명)과 도소매업(-1만9000명) 취업자 수는 총 4만2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운수·창고업(+8000명) 취업자는 확대됐지만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의 고용 감소 폭을 일부 완화시키는 데 그쳤다. 따라서 3개 업종 합산으로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연간 3만4000명가량 축소됐다.
다만, 온라인 소비 확대 영향은 업종별로 사정이 달랐다. KDI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의 21개 대분류 산업 중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3개 업종을 제외한 부문 고용에는 온라인 소비 확대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고용 관련 조사 분석기간은 2011년 1·4분기~올해 2·4분기다.
김 위원은 숙박·음식점업이 도소매업 보다 고용 축소가 더 큰 이유에 대해 “숙박·음식점업에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임금근로자가 퇴직을 하고 같은 업종으로 재취업하는 것보다 자영업자가 폐업을 하고 또 재창업을 하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길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소비 확대는 물가상승률을 억눌렀다. 온라인 소비 1%p 상승은 당해 연도 상품 물가 상승률은 0.07%p가량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 상품거래액의 비중이 2017년 14%에서 올해 2·4분기 27%로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약 7년6개월간 상품물가를 약 2.4%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품물가+서비스물가)는 약 1.1% 낮췄을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 1·4분기~올해 2·4분기 분석 결과다.
김 위원은 온라인 소비가 물가를 낮추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판매업체는 유통 단계 축소, 매장 유지 비용이나 인건비 등의 비용 절감 등을 통해서 오프라인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며 “또 인터넷의 특성상 가격 비교가 용이하기 때문에 공급자 간의 경쟁을 강화시킴으로써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DI는 온라인 소비 확대로 인한 경쟁 촉진의 결과 발생하는 물가안정 효과가 관련 산업의 독과점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 여건을 형성할 필요하다고 봤다. 김 위원은 “전직 사양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 원활한 업종 전환을 도울 필요하다”며 “택배 부문 성장과 함께 특수고용직 등 기존 취업 형태와 성격이 다른 근로자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사회안전망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