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중인 중국 수소차 시장 선점해 세계 1위 수소차 기업 위상 지켜겠다"
2024.10.29 14:25
수정 : 2024.10.29 14:25기사원문
【광저우(광둥성)=이석우 특파원】중국이 수소차 등을 앞세운 수소경제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중국 생산법인 에이치투(HTWO) 광저우 황푸 공장을 지난 23일 방문했다.
2021년 1월 법인 설립 준비에서부터 지금까지 HTWO 법인장으로서 현장을 지켜온 오승찬 법인장을 현지에서 만났다. 오 법인장은 "급성장중인 중국 시장을 선점해 세계 1위 수소차 기업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라고 결연한 태도였다.
광둥성의 성도, 광저우 황푸구 20만㎡ 부지에 위치한 이 공장은 2021년 1월 법인 설립 이후 지난해 첫 수소 트럭 100대 분량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해 판매했다. 올해도 이미 500대 분량의 연료전지시스템의 판매를 마치고 생산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다음은 오 법인장과의 일문일답이다.
HTWO 광저우공장에서 만든 수소동력시스템, 트럭에 탑재돼 광저우에서 활용
―HTWO 광저우 황푸 공장에서 만든 수소동력시스템 생산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 지난해 처음 이곳에서 차량 100대분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해서 중국 현지 로컬업체들과 중국현대자동차에 보급했다. 올해는 지금까지 수소자동차 500대 분의 시스템을 판매했다. 중국 현지 국유기업이 시스템을 직접 사간 뒤 트럭에 장착해 운영중이다. 일부 물량은, 정부기관에서 직접 구매하여 광저우 일대에서 4.5t 환경미화용 차량으로 운영중이다. 18t과 31t 용 트럭과 트램에 쓰이는 수소시스템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 생산한 수소연료전지 동력시스템이 주로 트럭 등 상용차로 쓰이고 있다.
▲ 중국 내 수소 차 시장은 트럭 및 버스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그 다음 승용차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광저우 공장은 연 6500대의 수소차 양산이 가능한 수소연료에너지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규모이다. 향후 시장 상황을 봐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의 광저우 황푸 공장을 1㎞ 남짓 떨어진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는 곳에 중국시노펙 광저우 공장이 서 있었다. 앞으로 사용하는 수소의 물량이 많아지면 지금처럼 대형 용기에 담은 수소를 차량으로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라인으로 수소를 공급 받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 향후 중국의 수소차 시장 전망은.
▲ 중국은 ‘수소 에너지 발전 중장기 계획(2021~2035년)에 따라 지방 정부의 수소 정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5년까지 누적 수소차량 100만대란 목표를 세웠다.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보유량 5만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연간 생산량을 10~20만t까지 끌어올리고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을 100~200만t 낮춘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내년에 나오는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에서 수소 산업의 기반을 더 강화하는 로드맵이 나올 전망이다. 현재 5곳인 시범운영지역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30년 탄소배출 피크, 2060년 배출과 흡수가 같아지는 시기인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45년 탄소 중립을 목표하는 현대의 수소차에 있어 중국을 미래 발전이 기대되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중국, 수소차 시장 2030년을 기점으로 전환점 맞을 것
― 수소 충전소도 많지 않고 아직 수소차의 인프라는 이제 시작 단계로 보인다.
▲ 전기자동차가 그러했듯이 어느 순간이 되면 순식간에 확 늘어나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후지경제연구소 등 글로벌연구기관들은 수소차의 경우, 이 같은 티핑 포인트를 2030년으로 보고 있다. 광저우 시내에는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소는 구축되고 있는 HTWO 광저우 수소 충전소를 포함해 10여 개가 실제로 운영중이다. 중국 당국은 차량 보급을 크게 늘릴 예정인 내년 이후 부터 운영 차량에 맞춰 충전소도 크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은 전역에 400여개가 넘는 수소 충전소를 갖고 있다.
― 현대차는 수소차 밸류체인의 첫 해외 공장을 왜 중국에다가 세웠나.
▲ 수소로 에너지 체계를 전환해 나가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는 명확하고 구체적이란 점이 어필했다. 이미 수소로의 에너지 전환 노력이 폭넓고 빠르게 진행중이다. 그 첫 단계로 트럭 등 수소 상용차에 대한 육성 정책이 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제1의 수소차 시장이 됐다. 더 빠른 속도로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 해나갈 것이다. 시장 규모에 있어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트럭의 경우, 중국 국내에서 2022년 한 해 230만대, 2024년 260만대가 각각 팔렸다. 올 들어서 지난 9월까지 189만대의 트럭이 팔렸다.
― 베이징, 상하이보다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에 첫 밸류체인의 거점을 설립했다. 조건이 더 좋은가?
▲ 중국 중앙정부는 광둥성, 베이징, 상하이, 허베이, 허난 등 5개 곳을 수소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수소 산업 육성의 거점 지역으로 삼았다. 인구 1억 2600만 명의 광둥성은 경제 규모에서도 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크다. 중국 내에서도 인구와 경제 규모에서 으뜸 지역이다. 자동차 시장으로서도 중국내 1등 지역이고 시장 친화적이기도 하다. 이미 2020년 광둥성의 자동차 생산량이 313만 대를 넘어서 중국 31개 성시 중 가장 컸다. 지리적으로도 홍콩과 푸젠성, 광시성 등과 지근거리에 있고, 동남아 지역까지 가까워 수소차의 판로를 넓혀나갈 수 있는 요충지이란 점에서 큰 잠재력을 지녔다. 광둥성 지도부의 수소 산업 육성과 수소 자동차 공장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도 작용했다. (현대차가 법인 설립을 준비할 당시 광둥성 1인자인 당 서기와 2위자 격이지만 행정실무를 책임진 성장이 현대차가 주최하는 행사에 나란히 같이 참석하곤 했다. 중국에서는 한 행사에 서기와 성장이 함께 참석하는 일은 거의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광둥성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중국, 수소로 패러다임 전환시키 에너지 독립하겠다며 수소 산업 육성에 전력
― 중국은 왜 수소로의 에너지 전환에 목을 매고 전력을 다하고 있나.
▲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지속적인 성장과 전략적인 위상 강화 등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꼭 확보해야 할 기술로 보고 전국가적인 힘을 모으고 있다. 탄소 중립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려 안감힘을 쓰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세계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번 성장 동력은 수소 에너지라는 생각이 강하다. 수소 에너지는 차량 뿐 아니라 항공기, 선박, 기계 설비 등 각종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넓다. 동력원의 출력도 크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 수소 동력원은 어떤 장점이 갖고 있나.
▲가솔린 차량과 유사한 5분 내외의 충전을 마치면, 롱레인지 냉장차를 기준으로 550 ~ 650km를 달릴 수 있다. 국가 공인 차량인증테스트 수치도 567km를 기록했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가 크다. 이 때문에 중량이 많이 나가는 트럭 등 상용차에는 아직 적합하지 않고, 주행거리도 짧아 먼 거리를 다닐 수도 없다. 전기차는 추운 겨울에는 배터리 소모가 많아져서 중국 동북지역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트럭, 버스, 트램, 기차 등의 경우에서도, 수소가 전기차를 보완하는 에너지 전환의 대안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내년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한 단계 강화된 수소산업 육성 전략 준비
― 중국 내 수소차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어떤가.
▲수소차 1위 국가인 중국에서는 이미 7300여대의 수소 차량이 다니고 있다. 60여개의 시스템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10개 주요 기업들의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화통, 리파이어 등이 앞서나가고 있는데 시범구역이 현재 5개 지역에서 더 늘고 시장이 더 커지면서 비싼 수소차 제조원가, 수소충전가격 등의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중국 내 시범 도시군의 변화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원가의 절감 등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다. 결국 4~6개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될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중국 수소차 시장에서도 1위 기업의 위치를 고수해 나가겠다. 6500기 수소연로전지시스템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인 우리도 상황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증설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