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수요 부진·환율 하락에...부품 업계 아직은 '겨울'
2024.10.29 16:28
수정 : 2024.10.29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개인용컴퓨터(PC),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방산업 수요 부진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양대 부품사가 올 3·4분기 시장 예상치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韓 양대 부품사 삼성전기·LG이노텍 3·4분기 실적 '기대이하'
삼성전기는 3·4분기 연결 매출 2조6153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IT 시장 수요 회복이 늦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인해 실적은 시장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3·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예상 평균치)는 매출 2조6436억원, 영업이익 2362억원이었다.
또 다른 부품사인 LG이노텍은 지난 23일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LG이노텍의 3·4분기 매출은 5조6851억원, 영업이익은 130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3% 증가, 영업이익은 28.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 예상치(2618억원)보다 훨씬 밑돌았다.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 새 시리즈 아이폰16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애플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LG이노텍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범용 카메라 모듈에 주력했던 중국 업체들이 최근 고부가 제품까지 공략, 단가 인하 압력까지 커져 실적 부진을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IT 시장 전반이 빠르게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며 "예전처럼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돌아오는 분위기가 아니고 경쟁사도 많아지다 보니 부품사 실적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AI·전장 제품 효과 본 삼성전기, LG이노텍도 사업 다변화
양사는 남은 하반기와 내년에 이어 AI, 전장 등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 공급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기존 IT 위주에서 전장·산업용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4·4분기에도 IT 제품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일부 제품 매출 약세가 예상되지만, AI·전장·서버용 고성능 제품 수요는 지속 성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AI 서버용 MLCC 매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장 사업 관련해선 "전기차 성장률이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보급 확대로 전장용 MLCC 시장은 미들 싱글디짓(5% 내외)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애플의 AI 기능인 '인텔리전스' 적용 후 아이폰16 판매 증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장부품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의 3·4분기 전장부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4779억원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판매 실적이 감소했지만, 자율주행용 차량 통신 모듈의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주 잔고도 매년 증가해 3·4분기 기준 11조9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