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뒤흔든 비밀병기 타스만… 기아 '모래폭풍' 일으킨다
2024.10.29 16:00
수정 : 2024.10.29 18: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다(사우디아라비아)=최종근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까지 약 11시간, 여기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약 3시간을 더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29일(현지시간) 기아의 비밀병기 타스만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순간, '제다 슈퍼 돔' 현장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신차 타스만은 기아 독자 기술로 개발된 첫 번째 픽업트럭이다.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기아는 라인업 확장을 통해 중동 지역을 비롯한 핵심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픽업트럭 시장에 뛰어든 기아
기아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슈퍼 돔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 보도발표회에서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 타스만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기아의 엔지니어링 및 제조 전문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축구장 약 5개 크기인 3만4636㎡ 규모의 제다 국제모터쇼 행사장 정중앙에 마련된 기아 전시장에는 차량을 살펴보려는 현지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나이테처럼 동심원 테두리에 부스를 배치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기아는 첫 번째 픽업트럭을 성공시키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특히 국내를 포함한 미국, 스웨덴, 호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4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1777종의 시험을 1만8000회 이상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비포장도로(오프로드)와 포장도로(온로드) 모두에서 탑승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전륜과 후륜에 유압식 쇽어쇼퍼와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적용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확보했고, 2열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했다.
타스만은 휘발유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f·m의 성능을 낸다. 4륜구동 시스템은 모래, 진흙, 눈길 등 터레인 모드를 갖추고 있으며 0.8m 깊이의 물을 시속 7㎞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하 성능도 갖췄다. 이 밖에 트레일러나 요트 등 3500㎏까지 견인할 수 있는 토잉 성능도 확보했다. 더욱 가혹한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X-프로(Pro) 모델도 투입한다.
미국 등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기아 텔루라이드를 보는 것과 같은 유려한 내외관 디자인도 타스만의 장점이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라이프스타일과 유틸리티의 조화를 이룬 타스만은, 탐험적이고 모험적인 고객이 마주할 다양한 상황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아, 사우디 등 중동시장 힘준다
기아가 신차 타스만의 '월드 프리미어' 장소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낙점한 것은 중동 지역의 지형 특성상 픽업트럭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내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여기에 기아가 최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점유율 6위 수준이었던 기아는 올해는 도요타, 현대차에 이어 3위까지 뛰어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아는 픽업트럭 타스만까지 가세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타스만은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생산되며, 본격 양산 시점은 내년 초다. 기아는 타스만을 내년 상반기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cjk@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