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에 분노한 이란, 내년 국방비 200% 추가
2024.10.30 10:02
수정 : 2024.10.30 10: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달 이스라엘에게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란이 내년 국방 예산을 지금보다 200% 더 늘린다고 예고했다.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서방과 이스라엘이 같은 편이라며 이란에게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파테메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날 이란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을 언급하면서 국방비가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모하제라니는 “정부가 제안한 예산안에 200%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의 국방비 증액 요구가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국방비로 약 103억달러(약 14조2510억원)를 지출했다. 세계은행(WB)이 추산한 2022년 이란 국방비는 68억5000만달러였다.
알자지라는 올해 이스라엘과 미사일을 주고받은 이란이 위기를 느꼈다고 분석했다. 이란 영토에 실질적인 공격이 발생한 것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올해가 처음이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를 포함한 중동 무장정파를 지원하는 이란은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지속적으로 이스라엘과 대립했다. 양국은 지난 4월과 이달에 상대 영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란에서는 지난 26일 이스라엘 공격으로 군인 4명과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28일 미국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을 비난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이란 주재 유엔 대사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변함없는 무조건 지원”을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전쟁 범죄와 집단 학살에 연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라바니는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떨어지는 이스라엘 폭탄의 대부분은 미국산”이라며 “이란은 적대 행위에 대응할 고유한 권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국방비 지출액은 275억달러(약 38조490억원)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는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 발발(지난해 10월7일)부터 올해 4월까지 이스라엘에 최소 125억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28일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에게 추가 보복하지 말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이스라엘이 자제했으나 지금부터는 무력 사용만 남았다. 다시 공격하면 강력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대사는 “미국은 이번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상황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직접 충돌이 끝나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