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 못 살겠다" 북촌한옥마을, 오후 5시 넘어 가면 과태료 10만원
2024.10.30 15:45
수정 : 2024.10.30 15: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종로구가 북촌 주민들의 정주권 보호와 올바른 관광문화의 정착을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관광객의 심야 출입을 제한한다. 이를 어길 경우 내년 3월부터는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30일 종로구는 북촌 특별관리지역 내 '레드존'에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종로구는 지난 7월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소격동·화동·안국동·삼청동·가회동·계동·원서동 일대를 북촌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했다. 그중 레드존은 정독도서관 뒤 삼청동·가회동 일부 지역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주거용 한옥 밀집 지역이다. 주민 및 그 지인과 친척, 상인, 숙박 투숙객, 상점 이용객 등의 출입은 허용된다.
종로구는 시행 초기 발생하는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관리 인력을 투입해 현장 안내 및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본격적인 단속은 내년 3월 1일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제한 시간에 레드존을 출입하는 관광객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2026년 1월부터는 전세버스(관광버스) 통행 제한도 시행한다. 대상지는 버스 불법 주정차가 잦은 북촌로, 북촌로5길부터 창덕궁1길에 이르는 약 2.3㎞ 구간이다. 통근버스나 학교 버스, 마을버스는 통행을 허용한다.
종로구는 전세버스 통행 제한으로 버스는 마을 외곽에 주차, 관광객이 걸어서 이동하는 보행 중심의 관광문화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은 그동안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오버 투어리즘’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 한 주민은 "관광객들이 한옥 사이 좁은 골목길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대문을 열어보기도 했다"라며 "담배를 피고 쓰레기를 버려 골목이 더러워지는 피해도 흔하다"고 토로했다.
종로구에 따르면 북촌 거주자는 6100명 정도인데 작년에 북촌을 찾은 방문객은 664만명에 달한다. 오버 투어리즘 피해로 북촌에서 이사하는 주민도 상당하다. 북촌 인구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5년 새 27.6% 줄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이번 조치는 북촌의 전통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주민들의 안락한 주거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민 불편 최소화와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