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여의도 재건축 프리미엄… 소형엔 오히려 독

      2024.10.30 18:11   수정 : 2024.10.30 18:11기사원문
"최근에 소형 아파트 거래 있나 보세요. 소형은 꽉 막혀있어요"

서울 재건축 핵심지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A공인중개사는 "여의도가 연일 신고가를 찍는다고 하지만 다 중형·대형 평수 얘기"라며 "값이 오르면 오를 수록 소형 평형은 사갈 사람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30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의 면적별 거래량(지난 21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거래는 최근 4년 내내 한 자릿수에 그쳤다. △2021년 5건 △2022년 1건 △2023년 4건 △2024년 2건 등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간 13건(2015년), 21건(2016년), 18건(2017년), 18건(2018년), 13건(2019년), 12건(2020년)으로 두 자릿수를 유지해왔지만 이후로 거래가 뚝 끊긴 셈이다. 실제로 여의도 공작아파트의 전용 48㎡는 지난 2016년 거래(5억7000만원)가, 여의도 목화아파트의 전용 51㎡는 지난 2021년 거래(13억원)가 마지막이었다.


반면 중형(60㎡초과 85㎡이하)·대형(85㎡초과)은 2021년(30건·102건), 2022년(4건·28건) 2023년(28건·87건), 2024년(25건·127건) 등으로 꾸준히 거래되며 가격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도권에서 전용 59㎡의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수도권 전용 59㎡ 거래량은 2022년 1만5469건에서 2023년 3만720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는 연말까지 두 달가량 남았음에도 4만1495건을 기록해 작년 거래량을 이미 뛰어넘었다.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소형에 관심이 몰리는 점과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여의도 소형 아파트 거래가 급감한 이유는 이 지역 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축 단지에 '재건축 프리미엄'이 붙으며 평형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전용 48㎡가 156가구로 전체(380가구)의 41%를 차지하는 여의도 진주아파트는 지난 8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는데, 이는 같은 평형이 7억원대에 거래되던 2018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재건축 단지로 지정된 시범아파트 60㎡는 최근 4년 동안 거래가 종종 있었지만, 2018년 8억원대에서 올해 7월 17억5000만원으로 역시 두 배 이상 올랐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여의도 직장인이나 신혼부부가 전세로는 소형을 많이 찾지만 매매하려고 소형을 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또 "소형을 원하는 청년세대에게는 비싸고, 자산을 모은 중년에게는 좁으니 거래가 막혔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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