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 대선·의회 중간선거에 촉각...연준, 금리 인하 예상
2024.11.03 09:24
수정 : 2024.11.03 09:24기사원문
뉴욕 증시가 이번 주에는 굵직한 대형 변수들로 인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대 변수는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선거다.
이날 대통령 선거와 상하 양원 의원 절반을 뽑는 의회 중간 선거가 치러진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대선 이튿날인 6일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이틀 일정으로 시작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7일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 금리를 지금보다 0.25% p 낮은 4.50~4.75%로 낮출 것을 기정사실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부터는 미국의 일광시간절약제(서머타임)가 해제돼 뉴욕 증시 마감 시각이 한국시각 오전 5시에서 6시로 한 시간 늦춰진다.
불확실한 대선 판도
5일 대선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여론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를 근소한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경합주에서도 해리스가 트럼프에 유리하다는 분석들이 많다.
특히 득표율과 관계없이 미 대선 승부를 좌우할 선거인단 수에서 해리스가 경합주 승리를 바탕으로 트럼프를 따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반면 금융 시장은 트럼프 승리에 베팅하고 있다.
여러 도박 사이트에서 트럼프 승리 확률이 훨씬 높게 나오고 있고,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트럼프 승리를 예상해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재정적자가 폭증하고, 이에따라 국채 발행이 대거 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으로 10년물 수익률이 1일 심리적 저항선인 4.3%를 돌파했다.
권력 분산이 최고 호재
박빙의 승부 속에서 개표 작업이 지연돼 대선 승자가 수일 동안 확정되지 않을 경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가 2020년 대선 당시 그랬던 것처럼 서둘러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고 나서면 혼란이 극에 달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금융 시장에 최악의 시나리오다.
시장이 선호하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누가 대통령이 되건 의회 권력이 양분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상원과 하원을 민주당과 공화당, 또는 지형이 뒤바뀌어 공화당이 상원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누가 대통령인지에 관계없이 대규모 재정적자는 불가능해지고, 대선 공약에서 제시된 급진적인 방안들도 순화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국채 수익률이 안정을 찾으면서 증시도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연말 산타랠리 등에 힘입어 증시는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에버코어 ISI 리서치 책임자인 줄리언 이매뉴얼 선임 상무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휩쓸어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선거 수일 안에 6000선을 뚫고, 연말에는 63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매뉴얼은 해리스가 승리하고,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하는 경우에는 S&P500이 수일 안에 5700까지 밀릴 수 있지만 연말에는 6200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금리 인하
연준은 오는 7일 0.25% p, 그리고 올해 마지막 FOMC인 12월 17~18일에 또 한 번 0.25% p 인하를 통해 기준 금리를 4.25~4.50%까지 끌어내릴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7일 0.25% p 인하 확률은 98.9%, 12월 18일 0.25% p 추가 인하 확률은 82.7%에 이른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0.5% p로 시작한 금리 인하를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지속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최근 금리 인하 전망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니다.
SMCI 실적 발표
이번 주에도 기업 실적 발표가 봇물을 이룬다.
지금까지 S&P500 지수 편입 500개 기업 가운데 약 350 곳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번 주에 20%인 약 100곳이 실적을 공개한다.
다만 시장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기업들은 없다.
지난달 30일 회계 감사법인 언스트앤드영(EY)이 감사 사임을 발표하면서 뉴욕 증시의 떠오르는 샛별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인공지능(AI)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가 대선 당일인 5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30일 이후 1일까지 단 사흘 동안 주가가 반 토막이 난 SMCI가 깜짝 실적을 공개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MCI가 실적을 공개하는 날 한국 온라인 쇼핑 업체 쿠팡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6일에는 위고비를 출시해 GLP-1 계열 다이어트약 시대를 개척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분기 실적 발표가 있다. 반도체 업체 퀄컴과 영국 암(ARM) 실적 발표도 이 날이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모기업인 트럼프미디어는 8일에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