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공급 6개월만 당겨줘" 젠슨 황 요청에 화답한 최태원 회장, 깊어지는 'AI 파트너십'

      2024.11.04 13:07   수정 : 2024.11.04 13: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소개됐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사실상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HBM3·HBM3E에 이어 맞춤형(커스텀) 제품인 HBM4(6세대)까지 SK하이닉스가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최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최근 젠슨 황 CEO와 만났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젠슨 황 CEO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인데 마치 한국인 같다"면서 "빨리빨리 일정을 앞당기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합의된 일정도 항상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다"며 "지난번 젠슨 황과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에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4·4분기 출하할 계획이다.

HBM4 12단 제품은 내년 출하하고 오는 2026년 수요 발생 시점에 맞춰 HBM4 16단 제품 출시도 준비한다는 목표다.

젠슨 황 CEO는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HBM메모리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며 "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나아갔을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HBM 메모리의 기술 개발 및 제품 출시 속도는 매우 훌륭하다"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더 많이 필요하고,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 나서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통신까지 전부 커버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K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현황을 소개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SK와 협력 중인 주요 빅테크 기업 대표들이 영상으로 등장해 SK와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나델라 CEO는 "SK와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MS 데이터센터에 적용한 것부터 시작해 MS 패브릭을 통해 진행한 SK그룹 전반의 데이터 혁신까지 앞으로도 우리의 파트너십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SK AI 서밋은 SK 그룹 차원으로 매년 개최해왔던 행사로, 올해는 대규모 글로벌 행사로 확대했다.
이번 서밋에서는 AI 전 분야의 글로벌 대가들이 모여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공존법을 논의하고 AI 전 분야에 대한 생태계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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