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결정, 밸류업·코스닥에 단비 될 것"...투자업계 환호

      2024.11.04 15:50   수정 : 2024.11.04 1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해결된 만큼 향후 진정한 '코리아 밸류업'의 토대를 닦을 수 있는 환경은 다 갖춘 것 같다."
4일 정치권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가닥을 잡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투세가 폐지 수순에 들어서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최근까지 무용론이 일었던 밸류업 프로젝트와 올해 약세를 보였던 코스닥지수가 수혜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우선 1500만명에 달하는 개미투자자들을 위해 민주당에서 조속한 결정을 내려 준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만약 금투세 폐지 여부가 연내까지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미국 대선과 맞물려 시장 불확실성도 높아졌을텐데 불확실성이 해결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내년 1월 1일부터 금투세가 시행됐다면 전산 문제도 100%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었다"라며 "여러모로 조속한 폐지 여부가 향후 자본시장에 단비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 안팎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2% 오른 1006.53에 마감하며, 코스피 상승률(1.83%)을 웃돌았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 근거가 ‘상법 개정 등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먼저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향후 민주당 주도의 상법 개정 드라이브가 예상되는데, 국내 증시의 밸류업 테마가 상법 개정이라는 추가적인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도 "너무 늦기는 했지만 결심에 적극 환영한다. 이미 시장도 반색하고 있다"라며 "금투세 포비아 때문에 전쟁 중인 국가보다 국내 증시가 더 하락하는 일이 발생했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박스피를 탈출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투세 폐지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금투세 폐지의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이 유독 부진했었는데 금투세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코스닥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라며 "그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이민'을 간다고 할 정도로 해외 증시로 자금이 유출됐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금투세 폐지 소식은 채권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투세에는 채권 투자 시 연간 250만원 이상의 매매차익에 대해 22%의 별도 과세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정경화 상무는 "금투세로 주식시장이 악재라고 하지만,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면 당연히 채권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금투세보다도 국내 기업과 금융시장의 본질적 체력 강화가 증시 상승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은 금투세 이슈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반도체 업황 악화, 글로벌 경기 및 무역분쟁 우려의 영향이 더 컸다"라며 "이날 증시 상승에 금투세 이슈는 그리 커 보이진 않는다.
지난 주말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상승세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 예상에 따른 달러 강세, 금리 상승 기조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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