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삼성전자와 접근법 달라…누가 더 잘한다 말하기 어려워"
2024.11.04 16:27
수정 : 2024.11.04 16: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올해 연간 기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을 앞지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누가 더 잘한다는 말을 하기엔 어렵다"라고 평가에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SUMMIT) 2024' 행사 중 기자들과 만나 "AI라는 것이 반도체 업계에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종류와 여러 가지 어프로치(접근방식)가 필요하다. SK가 하는 어프로치가 따로 있을 테고 다른 회사들이 하는 어프로치도 다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기술과 많은 자원이 있다"며 "이 AI의 물결에서 삼성도 잘 타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잘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 하반기로 계획 중인 HBM4 출시 일정의 변동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 회장은 "(납품) 스케줄을 당긴다는 건 어느 한 (고객사) 타깃인 이야기는 아니다. 기술이라는 게 당긴다는 마음 먹었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고객사가 요구하는 퀄리피케이션 스탠다드(평균)에 다 맞춰져야 하는 거고, 양산이라는 문제까지 전부 해결을 해야 한다. 그렇게 (기한을) 당겨보자는 서로 간의 의지를 합을 맞췄다는 정도로 이야기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스케줄과 이야기를 맞춰서 필요한 칩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업계에서는 발전을 막는 여러 보틀넥(병목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보틀넥이라고 생각한 걸 혼자 해결할 수는 절대로 없다"며 "대부분 다 코스트(가격) 문제와 연관돼 있는데, 코스트를 낮추는 게 제일 문제"라고 짚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구체적인 협력이나 투자 계획을 논의했는지는 "파트너는 파트너고, 투자는 각자 해야 하는 문제"라며 "투자 제안을 해도 매력도가 떨어지면 별로 상관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룹 차원에서 고강도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AI 투자 관련 비중은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리밸런싱을 하면서 부채 비율이나 순차입금 줄이고 있는데, AI 관련 투자 비용은 어떤 식으로 충당할 계획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리밸런싱과 투자) 두 개 다 해야 한다. 줄인 부분은 투자에 쓸 것"이라며 "AI 쪽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