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승무원 합격… 나이·외모 안 중요해요"

      2024.11.04 18:27   수정 : 2024.11.04 18:27기사원문
"외국항공사 취업에 나이와 외모보다는 영어 실력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상담을 위해 학원을 찾는 40대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위준성어학원을 운영 중인 위준성 원장(사진)은 4일 외항사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나이·외모 등 조건 때문에 도전을 망설이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담을 위해 학원을 찾는 이들은 20대 초중반을 제외하고는 "제 나이에, 제 키에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위 원장은 지난 2017년 외항사 면접반을 개강한 후 380여명의 승무원을 배출한 항공사 취업영어 전문가다.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영어를 교육하면서 채용 과정까지 함께 준비해주는 노하우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위 원장 스스로가 40대 후반의 나이에 홍콩 캐세이퍼시픽 객실 승무원에 신입으로 지원해 깜짝 합격하며 주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위 원장은 "지난 4월 최종 면접을 봤는데 그 자리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다"며 "경력이 없는 신입이 4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승무원으로 합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나이와 경력 모든 면에서 기존의 틀과 편견을 깬 셈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과 가족 등 현재 상황을 고려해 장고 끝에 외항사 근무를 포기했지만, 지원서 제출부터 현지 면접까지 채용 절차마다 진심을 다했다.

위 원장이 외항사 취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열정' 덕분이다.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영어를 교육하면서 제자들과 채용 과정을 함께 준비하다보니 '플레잉 코치(운동선수와 코치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다.

위 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3년간 항공사 취업을 희망하는 제자들이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제자들과 함께 채용 과정에 뛰어들어 힘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외항사에 합격한 후에는 채용 과정을 직접 경험해본 덕에 제자들에게 더욱 세세한 코칭이 가능해졌다.

위 원장의 합격 소식이 전해진 후 한 온라인 카페에는 '아기를 키우는 40살 엄마인데 최근 48살에 외항사 합격한 분이 있더라. 나도 다시 승무원의 꿈을 꿔봐도 될까'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위 원장은 "꿈을 잊고 지냈던 분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했다.

위 원장의 도전정신은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KBS 전국노래자랑'에 도전해 본선에 진출, 입상했다. 단순 노래뿐만 아니라 열정적이고 격렬한 춤을 추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에는 지역 문화축제에 게스트로 초청받아 또 한 번 무대에 서는 기회도 얻었다. 지난해 3월 위준성어학원 인근에 문을 연 위준성주니어어학원에 다니고 있는 초·중·고 학생들도 위 원장의 이 같은 흥과 열정, 긍정적인 마인드에 큰 영감을 받고 있다.

위 원장은 75회 이상의 토익 시험 만점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토익 시험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16년째 시험에 응시 중이다. 어학연수나 유학 경험이 없는 소위 '국내파'로서는 드물게 아리랑 TV, 아리랑 라디오, EBS 라디오 등에서 영어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계속해서 제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제 삶의 목표"라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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