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 수요 터졌다… 유통가·편의점도 미식 전쟁

      2024.11.04 18:29   수정 : 2024.11.04 21:20기사원문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열풍으로 유통업계가 '미식 전쟁'에 불이 붙었다. 흑백요리사를 계기로 불경기에 침체됐던 파인다이닝(고급식당)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협업 범위가 편의점 중심의 '저가 식품'을 넘어 '프리미엄 식품'까지 확대된 것이다.

4일 데이터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간 '파인다이닝(고급식당)'의 네이버 검색량이 8월 대비 738% 증가한 16만건에 달했다.

식당 예약 앱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첫 방송 직후인 지난 9월 17~23일 출연 셰프들의 식당 검색량은 전주(9월 10~16일) 대비 74배 늘었고, 출연 셰프 평균 예약 증가율도 148% 증가했다. 흑백요리사에서 다양한 파인다이닝 메뉴를 요리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생소했던 파인다이닝이 방송을 통해 광범위하게 노출됐고, 특히 셰프들이 만드는 요리에 대한 맛 평가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 신드롬은 유통업계에 미식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J온스타일은 트렌디한 식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전담 조직까지 신설했다. 지난해 6월 만들어진 '패스트소싱팀'은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안하기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른바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 열풍을 이끈 인기 식품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흑백요리사 열기가 한창인 지난 9월 CJ온스타일이 선보인 아일랜드 원유 100%의 '앙투어솔레 치즈'도 패스트소싱팀의 작품이다. 일명 '치즈계의 에르메스'로 불린 이 제품은 슬라이스 3팩에 2만원 가까이하는 고가 제품인데, 10분 만에 조기 매진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디저트도 트렌디함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잡은 제품을 도입했다. 지난 2일 판매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명품 초콜릿인 '아마틀러 초콜릿'은 두바이 초콜릿과 스모어 등 트렌디한 디저트 열풍에 프리미엄을 더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밥소믈리에'가 직접 선별하고 도정한 2024년 햅쌀을 소용량 프리미엄 상품으로 출시했다. 밥 소믈리에는 일본취반협회에서 쌀의 산지, 품종, 영양, 취반 등 밥에 관한 모든 지식을 다루는 밥 전문가에게 주는 자격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약 100명 정도가 활동 중이다. '미미정미소 신여주자채쌀(1㎏)', '미미정미소 고시히카리(1㎏)'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국제공인 쌀 전문가 박재현 밥소믈리에와 손잡고 기획한 상품이다.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과 연계한 마케팅은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업계의 협업 상품 경쟁에 이어 컬리가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 '화제의 예능, 셰프의 레시피' 기획전을 마련했다.
관련 상품의 지난달 일평균 매출은 전월 대비 약 2.5배 늘었다. 마켓컬리 스테디셀러인 '최현석의 쵸이닷' 트러플 크림 뇨끼를 비롯해 가리비 바질 페스토 파스타, 가니쉬 스테이크 등 다양한 미식상품의 '레스토랑간편식(RMR)'을 선보인게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흑백요리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출연 셰프들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파인다이닝이나 고급 식재료,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유명 셰프와 협업한 상품 출시가 늘면서 관련 상품군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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