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18세에 전사한 호국영웅, 故 김수덕 일병...73년 만에 귀환
2024.11.06 15:53
수정 : 2024.11.06 15:53기사원문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 때 18세 나이에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호국영웅 고(故) 김수덕 일병의 신원이 확인돼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6일 전했다.
국유단에 따르면 6·25전쟁 횡성 전투에서 전사한 고인은 지난 2018년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덕갈고개 일대에서 유해가 발굴된 이후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9명으로 늘어났다.
김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청도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고인의 생가)에서 열렸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에 유가족 대표인 막내동생 김종길(1948년생) 씨는 “어머니께서 생전에 수덕 형님이 북한에 살아계실 거라고는 말씀하셨는데, 강원도 횡성에서 전사하셨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 형제가 모두 형님을 찾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했지만, 종덕 형님이 올해 8월 먼저 세상을 떠나 이 기쁜 날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늦게라도 형님의 유해를 찾아주신 국가와 국방부에 감사드리며, 이제라도 형님을 따뜻한 국립묘지에 안장하여 정중히 모시고 싶다”고 밝혔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입대 전 고인은 “어머니, 저는 이제 입대하면 다시는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릅니다”라며 눈물로 인사하고 고향을 떠났다.
고인은 1932년 8월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4남 5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총명해 집안 농사를 도우며 학업에 매진해 청도 모계중학교를 다녔다. 이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나라를 지키기 위해 1950년 9월 대구의 제1훈련소에 자원입대했다.
김 일병은 국군 제8사단에 배치돼 수많은 전투에 참전하던 중 횡성 전투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1951년 2월 7일 18세 나이로 전사했다.
2018년 5월 국유단은 전사연구와 참전용사 증언을 토대로 덕갈고개 일대에서 김 일병의 오른쪽 팔뼈를 최초 식별했고, 이어 고인의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를 추가로 수습했다.
이후 2020년 2월 국유단은 고인의 남동생 김종덕 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으나, 당시 유전자 분석 결과로는 전사자와 유가족 간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다 국유단은 더 정확한 최신 기술로 유전자를 재분석해 올해 10월 형제관계를 확인했다. 그러나 김종덕 씨는 올해 8월 세상을 떠났다.
국유단은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발굴된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하는 상황인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유단 탐문관들은 각지에 계신 유가족을 먼저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고 계시지만 거동 불편, 생계 등으로 방문이 어려우신 유가족께서는 대표번호로 언제든 연락 주시면 직접 찾아뵙고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드린다. 여러분들도 ‘유(YOU)가족’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제공하신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