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최소화에도 수수료 수익 증가…카뱅, 누적 당기순익 3556억 역대 최대(종합)
2024.11.06 11:52
수정 : 2024.11.06 11:52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카카오뱅크(323410)가 대출 잔액 증가 최소화에도 수수료·플랫폼 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6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919억 원, 당기순이익 355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9%, 27.3%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전년 3분기 대비 각각 36.2%, 30.1% 증가한 1737억 원과 12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로 대출 잔액 증가는 최소화하면서도, 압도적인 고객 활동성을 비이자수익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안정적 가계대출 관리로 잔액 증가 미미…중·저신용 대출 공급 노력 지속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카카오뱅크의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8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포용금융은 지속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카카오뱅크 스코어에 의해 추가로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 규모는 약 7300억 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카카오뱅크는 내년도 대출성장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경영관리계획에 대한 금융당국과의 추가 논의가 2~3월에 있고, 이후 계획의 수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목표를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공급과 더불어 소상공인 금융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은행권에서 발표한 '민생금융 지원방안'에 동참해 총 372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자 환급 프로그램, 보증료 지원, 협약보증상품 재원 출연 등을 통해 현재까지 약 331억 원 규모의 지원을 완료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가장 늦게 선보였지만, CSS 고도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자금 공급을 지속 확대해 오고 있다. 지역 신용보증재단 협약 확대 및 보증료 지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분기 기준 1조 7000억 원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신용대출과 보증부대출 비중을 5대 5로 맞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3분기 기준 각 55%, 45%인 것으로 파악됐다. 추후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1억 초과 신용대출, 담보대출 등까지 신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 잔액 증가가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카뱅 측의 설명이다.
김 COO는 "개인사업자 고객군을 대출 이용자로만 보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금융 니즈를 해소하도록 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내지 플랫폼으로 성장하려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장기적으로 개인사업자 담보 대출을 출시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개인사업자의 금융 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수 2443만명…MAU 1874만명 역대 최대 트래픽
카카오뱅크의 9월 말 고객 수는 2443만 명으로 1년 만에 신규 고객 215만 명이 늘어났다. 재작년 고객 수 2000만 명을 달성한 이후에도 새 상품 출시 등 매년 2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꾸준히 늘었다.
3분기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74만 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서비스를 한 눈에 모아볼 수 있는 '혜택 탭'을 신설하고, 고객이 저축하면서 동시에 파트너사의 쿠폰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휴 수신 상품을 꾸준히 선보인 것이 고객 활동성 강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수신·여신 잔액은 각 54조 3000억 원, 42조 9000억 원이다. 수신 잔액은 전년 대비 8조 6000억 원 넘게 늘어났다. 특히 모임통장은 게시판 기능 추가, 전용 카드 출시 등 지속적인 사용성 개선을 통해 이용자 수와 잔액이 각 1100만 명, 8조 원 늘었다.
대출비교·투자 플랫폼 입지 강화…플랫폼 수익 전년 比 19%↑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22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대출 비교 서비스, 투자 서비스 실적 성장에 힘입어 플랫폼 수익이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100여 개의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신용대출 비교하기’는 제휴사가 50여 개로 확대되면서 이용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 앱에서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건수와 금액은 각각 8만 건, 9995억 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김 COO는 "다른 경쟁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출시했으나, 1년 내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여줬다"면서도 "수수료의 절대 수준은 시장 초기 단계에 있을 때보다는 경쟁으로 인해 향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김 COO는 "금융이 자금 중개 기능을 본업으로 한다는 관점에서 수수료 하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수익의 절대 규모를 키우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연말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꾸준히 제휴사의 개수를 늘리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현재 대출 비교 서비스를 신용대출에서 주담대 등이 추가됨에 따라 수익 규모는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개별 금융회사의 앱을 다운로드받지 않고도, 카뱅 앱 내에서 필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개선할 예정이다.
투자 서비스 부문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출시한 '공모주 청약 서비스'는 출시 3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53만 명을 넘어섰고, 3분기 국내 · 해외 주식투자 서비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제휴 증권사의 발행어음 · 채권 투자 금액과 펀드 잔액 또한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3분기 체크카드 이용 금액은 5조 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지급결제와 더불어 펌뱅킹·오픈뱅킹 수익, 광고 비즈니스 등 수수료 · 플랫폼 사업도 고르게 성장했다.
자금 운용 부문에서는 3885억 원의 3분기 누적 투자금융자산(채권, 수익증권, 단기자금 등) 손익을 기록하며 비이자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기타영업수익을 포함한 3분기 누적 비이자수익은 40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자산 건전성 관리 지속…해외 투자도 순항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 기반의 신용리스크 정책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15%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말 37.3%에서 34.9%로 개선됐다.
첫 해외 진출도 순항 중이다.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2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해,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9월 태국 중앙은행에 인가 신청서 제출도 완료했다.
김 COO는 "슈퍼뱅크는 기존 어떤 디지털뱅크 사업자보다 이른 시일 내 여·수신, 고객 수 모두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태국에서도 일할 기회를 받는다면 인도네시아의 접근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이달 말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