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려아연 2.5조 유상증자 제동...최윤범 회장 다음 선택은?
2024.11.06 15:31
수정 : 2024.11.06 15: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2조500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유증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정정신고서를 작성해 계속 유상증자를 진행할지, 철회할지 갈림길에 놓였다.
고려아연 측은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소집해 다음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6일 공시를 통해 지난 10월 30일 제출된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고려아연이 지난달 신고한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즉시 효력이 정지됐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검토한 결과, 유상증자 추진 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 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정정 요구를 통해 보완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앞으로 3개월 안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 계획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한다.
앞서 고려아연은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약은 12월 3∼4일 진행하며 신주는 같은 달 18일 상장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조달 금액은 2조5000억원 중 2조3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사가 돈을 빌리고, 빚은 주주가 갚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고,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 당국 조사가 시작됐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31일부터 고려아연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대표 모집주선회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이달 4일부터 공동 모집주선회사인 KB증권에 대해 유상증자 관련 불공정거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이 향후 유상증자 정정신고서를 제출할지, 철회할지 등은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소집해 다음 행보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금감원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확인해 시장과 투자자들, 각계 기관 등의 의견을 경청하고 우려가 해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