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美 우선주의 후폭풍에 대비해야

      2024.11.06 18:20   수정 : 2024.11.06 18:34기사원문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이기고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려면 시간이 더 남아 있지만,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90%나 되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더불어 공화당은 4년 만에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탈환했다.



대통령 첫 당선 때부터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온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에게 나쁜 쪽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물론 해리스도 트럼프처럼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고 있어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트럼프 2.0'으로 불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강도가 훨씬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주식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차전지주를 비롯한 국내 핵심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는 전기차 보급 촉진과 친환경에너지 확대를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추진하고 우리 기업들에 주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당선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이뿐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우리에게 최대 수출국이며, 대미흑자 규모는 여러 대미 수출국 가운데 7위에 올라 있다. 따라서 보호무역주의를 신봉하는 트럼프는 관세 등의 수단으로 한국의 수출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의 대중국 견제도 강화돼 미중 패권다툼도 지금보다 더 격렬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 경제의 위축을 불러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은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강요할 수도 있다.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칼바람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외교·안보 영역에서도 트럼프 2.0 정부는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트럼프는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우리에게 더 가혹한 방위비 부담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고 주한미군 감축을 현실화할 수도 있다. 북한과도 트럼프는 한국을 패싱하고 정상외교를 시도하며 북핵 폐기가 아닌 동결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일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인사들과 접촉을 강화해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한미동맹 자체를 부인하는 일은 없겠지만, 자유진영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특수한 역할을 강조하고 주한미군의 유지 이유를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 의존도를 더 낮추는 시장 다변화에 더 매진하는 것이 첫째다.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나쁜 세계 경기는 더 악화될 것도 뻔하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미국의 국익을 첫손가락에 꼽는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벌어질 상황에 대비한 방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를 경험한 바 있어 2기 트럼프가 낯선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최측근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도 최근 방한한 바 있어 우리 정부도 대비해 왔다.
여기에 빠진 것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공유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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