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고 질서있게 '한 표'… 민주 텃밭서도 "트럼프 지지" 목소리

      2024.11.06 18:35   수정 : 2024.11.06 18: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4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 정문. 시청 지하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 입장하기 위한 유권자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시청 앞 공원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 팻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전체가 '블루월'(Blue Wall·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이라서 굳이 지지를 표명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이날 대통령선거와 함께 상하의원, 주지사, 시장 등의 투표도 함께 이뤄지는 만큼 시청 앞에서 만난 선거 자원봉사자들은 현 샌프란시스코 시장인 런던 브리즈나 애런 페스킨 시장 후보 등의 지지 팻말을 들고 한 표를 호소했다.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 해리스 부통령 승리 확신

투표소가 마련된 지하로 내려가보니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로 한때 제법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이 투표장에 추가 투표부스를 마련해 투표소는 붐비지 않았다. 미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질서 있게 소중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 50대 백인 여성 메리 맥길씨는 이번 대선 7개 경합주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막 돌아와 한 표를 행사했다고 운을 뗐다. 맥길씨는 "남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4일 동안 '도어녹'(Door Knock) 운동을 하고 그들에게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도어녹은 말 그대로 집집마다 직접 방문해 문을 두드리고 집주인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미국식 선거운동이다. 그는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검사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과 상원 의원까지 지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의 경력을 지적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하다"고 주장했다.

맥길씨는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고립을 불러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이 된다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풀어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 또 다른 해리스 지지자 20대 백인 여성 멜라니 매튜씨는 "트럼프는 미국 여성의 몸과 민주주의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튜씨가 말한 민주주의와 낙태권은 이날 NBC 방송과 에디슨리서치의 합동 출구조사 응답에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혔다.


■샌프란 시내에서 만난 트럼프 지지자, 언론에 불만 표출

투표장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시내 곳곳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유니언 스퀘어에서 만난 샌프란시스코 트럼프 지지자 모임 'SF트럼퍼' 소속의 30대 히스패닉 여성 멜씨는 "언론이 트럼프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일방적으로 트럼프의 정책을 편향되게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정책을 담은 '어젠다 47'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트럼프가 얼마나 위대한 미국의 리더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복판 유니언스퀘어에서는 트럼프 지지자와 해리스 지지자가 불과 1m 간격을 두고 텐트를 치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번갈아 외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당일인 이날 샌프란시스코 등 노던캘리포니아에서 대규모 시위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등 주요 지역에서 혹시 모를 소요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해리스가 나고 자란 오클랜드시의 상점 주인들은 주출입문에 방어문을 별도로 설치했다.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을 때 기물 파손과 방화 등이 발생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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