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또 강달러, '슬픈 엔저' 코너 몰린 日이시바

      2024.11.07 14:23   수정 : 2024.11.07 14:23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달러 가치가 재차 급등하고 있다. 특히 1달러당 엔화가치를 나타내는 엔·달러 환율은 석달만에 154엔을 돌파했다. 엔저는 일본의 수입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가뜩이나 출범 초기부터 지지율이 낮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에겐 부담이다.

반면 닛케이평균주가는 4만에 육박하는 등 '트럼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4엔 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의 승리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전날 오후 엔·달러는 1.99% 오른 154엔 중반까지 올라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7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엔저는 이시바 내각의 경제정책 방향을 가르는 최대 고민 요소다. 과거 엔저는 일본 수출에 큰 도움을 줬으나 대기업 공장들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간 최근에는 내수 기업의 수입 물가를 급등시키며 '슬픈 엔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는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로 직결되는 구조로, 출범 한달 만에 30%대로 고꾸라진 이시바 내각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선 일본이 12월께 금리를 올려 엔저를 방어할 것으로 봤지만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금리인상은 물건너 간 분위기다.

일본 자본시장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160엔 대 이상을 넘어가면 당국의 긴축 발언 및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정도가 현재 일본으로선 남은 카드"라면서 "그러나 옛날만큼 정부 개입 효과는 크지 않고 단기 처방에 그치는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가를 웃도는 임금 인상이 있다면 국민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테지만 현실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일본의 물가 변동을 고려한 9월 실질임금은 1년 전보다 0.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6% 내린 3만9340에서 거래 중이다. 전날 지수가 1000p 이상 올라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 참가자들은 2016년 트럼프 랠리에서 일본 증시가 승자였던 기억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 닛케이지수는 트럼프의 깜짝 승리 이후 연말까지 11%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는 트럼프 랠리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6년 엔·달러 환율은 101~105엔 사이에 불과했던 데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오니시 고헤이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연구원은 "1기 트럼프 정권 때는 엔저로 일본 제조업에 순풍이 불었지만 현재는 주가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5분가량 통화했다"며 "전화 회담에서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자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 일정과 관련 "현재 조율 중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의 지론인 미일지위협정 개정에 대해선 "오늘 통화에서는 거기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미일 동맹 강화는 금액부터 장비, 운용, 통합 측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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