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脫 강남' 잇따르는데...中기업은 연이어 강남에 '깃발'
2024.11.07 16:15
수정 : 2024.11.07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강남권역(GBD)에서 한국-중국 기업간 희비가 갈렸다.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잇따라 강남 오피스 입성에 나선 반면 국내기업들은 고정비 절감을 위해 잇따라 본사를 옮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강남 센터필드에서 내년 2월 영등포 KB타워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반면 중국 이커머스들은 한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강남권 프라임급 오피스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강남구 삼성동의 프라임빌딩 파르나스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테무도 강남지역으로 사무실 이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커머스들이 강남권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임대료 등 기본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1번가가 최근 서울스퀘어에서 광명 유플래닛타워로, 롯데온이 잠실 월드타워에서 테헤란로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딩으로 둥지를 옮긴 것도 비슷한 이유라는 것이다.
11번가의 경우 새 사옥 임대료가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2년간 27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전통적인 강남권 대신 '잠실-선릉-판교'로 이어지는 뉴 강남벨트를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쿠팡의 경우 본사 이전과는 별도로 선릉과 판교의 개발자 오피스는 유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IT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여전히 강남권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쿠팡이 비운 잠실 타워730 입주를 검토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프리미엄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선명해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임대료 부담은 줄이되, 인재 확보를 위한 거점은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이 새로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