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관세땐 수출·고용 '더블 쇼크'… "韓 GDP 0.67% 떨어질수도"
2024.11.07 18:26
수정 : 2024.11.07 18:26기사원문
7일 국내 민관 경제연구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선 결과가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수출 감소를 가장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는 입장을 공개해 왔고 공약으로 구체화했다. 미국 수입품에 대해 모든 국가에 10% 보편적 관세 부과, 중국산엔 60% 관세 부과 및 중국산 수입 단계적 금지 등이다.
공약이 정책화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다. 미국이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인상하면 세계 평균 관세율은 '관세 전쟁'을 불러, 자연스럽게 오른다. 글로벌 교역은 위축된다. 한국 수출은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하락한다. 고용은 줄어든다.
정부 싱크탱크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 공약대로 관세정책을 시행할 경우, 한국의 연간 총수출은 최소 53억달러에서 최대 448억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448억달러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약 0.67%다.
민간경제연구소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만 60% 관세율을 적용할 때와 미중이 양국 간 수출입에서 60% 관세를 적용했을 경우 등을 세분화, 예상치를 내놨다. 각각 우리나라 수출이 142억6000만달러, 15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모든 국가에 보편관세 10%, 중국산에 60%를 부과했을 때는 347억4000만달러의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관세전쟁이 현실화됐을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수출구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중국산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은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은행은 트럼프 당선인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감소는 개선세가 미미한 내수에 추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고용이 감소, 소비여력이 줄어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관세전쟁이 전 세계로 확산됐을 때 고용 감소 폭이 31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2기'가 가져 올 이 같은 수출 환경 변화에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해 온 정책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컨트롤타워가 내놓은 긴장도 높은 발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노믹스 2.0'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경기의 회복력이 약화될 것임은 분명하다"며 "수출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 수출 경기 침체가 내수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 펀더멘털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