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이민자 추방에 군 동원하나...비상사태 선포 검토

      2024.11.10 03:11   수정 : 2024.11.10 03: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직후 비상사태를 선포해 군을 통한 불법이민자 추방에 나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의회, 기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 등 여러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참모들이 그의 취임 직후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추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이 가운데 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군 자원 동원 옵션도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불법이민자를 대거 수용할 시설과 관리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곧바로 투입이 가능한 군 시설과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비상사태 선포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불법이민자 추방 방안에 대한 논의는 선거 수개월 전부터 시작됐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한 뒤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불법이민자 추방 규모를 급격히 늘리기 위한 정책 변경 등도 논의 주제 가운데 하나다.


우선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적용되고 있는 이민관세국(US ICE)의 불법이민자 추적 제한을 해제할 전망이다. 지금은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것 외에는 미국에서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불법이민자들은 이민관세국이 추적하는 것이 불법이다.

또 트럼프 측은 불법이민자 추방 재판도 속도를 내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이민법원으로부터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불법이민자들, 또 범죄 혐의를 받고 있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을 추방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추방명령을 받은 불법이민자 수만 약 130만명에 이른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에서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에 800만명이 불법적으로 유입됐다면서 이들을 신속히 추방하는 것이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불법이민자 수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미 국토안보부는 2022년 기준으로 미국 불법이민자 수를 약 11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후 더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최대 2000만명을 추방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추방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군을 동원하는 것이다.

트럼프 참모들은 트럼프 취임 첫날 국경지대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가 국방부에 자금을 지원해 멕시코 국경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 이민자 수용과 추방에 군 인력을 동원할 수 있다.

법적으로 가능한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트럼프 참모들은 비상사태 선포로 군 기지에 불법이민자들을 가두고 추방이 쉽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45대 대통령으로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을 통해 미 경제에 한 차례 충격을 줬던 트럼프가 내년 1월 20일 47대 대통령을 취임하면 다시 미 경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막대한 노동력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촉발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비용 부담도 엄청나다.

진보계열 이민 단체인 미국이민위원회(AIC) 추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불법이민자 모두를 추방하는 데 10년 넘는 시간이 필요하고, 비용은 9680억달러가 든다.
연간 약 880억달러가 투입돼야 한다.

또 불법이민자를 찾아내고 검거에 나설 연방 공무원들도 더 채용해야 하고, 이들을 수용할 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불법이민자들을 실어 나를 비행기도 마련해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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