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하마스·이스라엘 중재 중단”

      2024.11.10 06:53   수정 : 2024.11.10 06: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자 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정을 중재했던 카타르가 양측의 협상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중재자 자리를 내려놨다.

CNN은 9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카타르가 협상 중재자 역할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이를 계기로 하마스 측에도 떠날 것을 요구했다.



카타르에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에도 하마스 지도부가 계속 남아있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카타르는 양측이 ‘건설적인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뒤 하마스 지도부에 출국을 요구하고, 더 이상 중재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카타르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보인다.

미 대선에서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하마스에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섰을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 지도부에 피난처 역할을 계속하다가 트럼프 당선자 눈밖에 나 외교적으로 불필요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특히 트럼프가 취임하고 나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외교 지형이 형성될 가능성을 기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기만을 기다리며 협상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문에 카타르는 외교적 중재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은 지난달 반짝 성과를 내나 싶었지만 이후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 외교 소식통은 CNN에 “카타르 정부는 양측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카타르는 중재에 따른 협상이 평화를 담보하고, 인질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지키기보다 정치와 선전의 장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 결과 하마스 정치 지도부는 더 이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카타르는 결론 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마스는 어떤 합의이건 항구적으로 가자 전쟁을 끝내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하마스는 인질 105명을, 이스라엘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수형자 240명을 석방했지만 여전히 가자 지구에는 인질 101명이 붙잡혀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 지구를 침공해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에서 4만3000여명을 살해했다.


유엔에 따르면 전쟁 초기 6개월 사망자의 70%는 전투원이라고 보기 어려운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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