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 무기 지원 빨간 불...휴전으로 가나
2024.11.10 08:24
수정 : 2024.11.10 08:24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미국 혈세로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내년 1월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주인이 바뀌기 전에 서둘러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을 만큼 많은 무기를 보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 무기 재고가 이미 바닥이 나 무기 지원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취임 전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장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 하고 있지만 재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와 전투에서 물자 부족 속에 고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더 큰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겼다면 지금 보내지 못한 무기는 뒤에 보내도 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후속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
지금 못 보내면 우크라이나는 무기 가뭄 속에 전황이 극히 불리해질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70억달러어치가 넘는 무기와 20억달러규모의 장기 무기 보수 계약을 지원하도록 승인했다.
그러나 보낼 무기가 없어 지원이 어렵게 됐다.
트럼프 취임 이후 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트럼프는 취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승리 일등공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당선자 신분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자리에서도 러시아와 휴전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취임하면 우크라이나를 휴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미 국방부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당초 내년 4월까지 이번에 약속한 무기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무기 지원을 마쳐야 한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방공망 강화를 위한 패트리엇 미사일 500여기 등이 앞으로 수 주일 안에 우크라이나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는 올 연말까지 필요한 분량으로 내년 필요량은 새로 선적해야 한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데 수 주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바람에 미 무기 재고, 특히 방공망에 상당한 공백이 생기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고 부족에 따른 무기 공급 차질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에서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그나마 미국 주도의 무기 지원으로 간신히 수행 중인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2.0시대를 맞아 마지못해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