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또 '비대위' 꾸리는 의협, 의정갈등 해소 가능성은?

      2024.11.10 17:01   수정 : 2024.11.10 1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0일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되면서 의협은 다시 비상대책위원회로 돌아가게 됐다.

이날 임 회장 불신임과 비대위 구성을 묻는 의협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 안건은 재석 대의원 169명이 투표해 찬성 106표, 반대 63표로 가결됐다. 앞서 임 회장 탄핵에서는 224명의 대의원이 참여해 170명이 탄핵을 찬성하고, 50명이 반대하고 4명이 기권한 바 있다.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은 임 회장이 조기에 탄핵된 만큼 직무대행이 회장 임무를 수행하고 의정갈등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의협은 오는 12일까지 비대위원장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13일 비대위원장을 선출, 새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상황에 대응할 전망이다.


의정갈등이 10개월째에 접어들면서 협상을 통해 의대 증원 등 핵심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협의 새로운 비대위는 여야의정 협의체 등에 참여해 의료계의 목소리를 내며 정부와 수싸움을 벌이게 될 예정이다.

의협은 임 회장 취임 전에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됐다.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을 강행하자 당시 이필수 의협 회장과 집행부는 총사퇴했고 이후 비대위가 꾸려진 바 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대위는 임 회장 취임 전까지 의협을 이끌었다.

비대위 체제가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의협은 정관에 따라 60일 내에 차기 회장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비대위는 새 회장이 선출되는 두달여 동안 의료계의 유일한 법정단체로 의정갈등 사태에서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게 된다.

다만 최근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 현장의 전공의 공백으로 비상대응체제의 한계가 커지고 있고, 응급·희귀질환 등 필수의료 대응력도 떨어지고 있어 정부와 협상해야 하는 비대위에는 어느 때보다 큰 무게감과 책임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정부 초강경파였던 임 회장이 탄핵이 된 만큼 새롭게 구성되는 비대위는 임현택 체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협상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처럼 과격한 방식을 피하고 전공의와 의료계 전반의 입장을 반영하면서 대화에 나설 채비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새 비대위가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아직도 전공의들이 물러서지 않고 있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 본질적인 입장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정갈등 사태의 가장 큰 핵심이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수를 늘리자는 것이고, 정부와 의료계 모두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으면서 사태가 여기까지 온 만큼 정부도 의료계도 해당 문제를 두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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