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아지는 관세장벽… K중기 '대미·대중 수출' 양쪽 다 긴장
2024.11.10 18:11
수정 : 2024.11.10 19:55기사원문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은 물론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수입관세 인상에 따른 타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미국은 국내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3·4분기 수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이 기간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45억4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 수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벤처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관세폭탄이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관세 인상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하면 미국·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무역업 중소벤처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에 진출한 대기업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협력사들에 악재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 내 투자보조금 삭감으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자동차 등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과 함께 이들과 협력하는 소부장 중소벤처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중국 경기침체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 3·4분기 국내 중소기업 중국 수출액은 전체 국가 중 2위로, 43억6000만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은 10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1위 자리를 미국에 내줬지만 미국과 차이는 약 3000억원에 불과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 기업의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당시 한국과 일본 등을 압박한 바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미국에서 벤처 창업과 투자가 회복되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재집권을 앞두고 정부가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중소기업 전담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금융 지원과 금리 부담 완화, 디지털 전환 지원 등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벤처 부문에서의 신산업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