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올렸는데" 유독 한국만 야박하게 20년 전 기준인 이거

      2024.11.11 11:09   수정 : 2024.11.11 11: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5가 넘으면 비만으로 분류하는 한국의 '체질량지수(BMI)' 기준을 27로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11일 발표됐다.

과거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인 BMI 지수는 23이었지만 한국인의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였고,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비만 관련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문턱인 BMI 27를 비만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 8일 ‘2024년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한국 BMI 지수 기준을 현재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BMI는 체중을 신장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최대 847만 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해 BMI 수준별로 사망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정도를 분석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국민에 적합한 기준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

BMI와 총사망(all-cause mortality) 간의 연관성 분석결과에서는 관찰 기간 내 사망자 제외 기준(1년, 3년, 5년)과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현재의 비만 기준인 BMI 25 구간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은 U자 형태를 나타냈다.

관찰 시작시점 이후 5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결과, BMI 25 구간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고, BMI 18.5 미만과 BMI 35 이상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BMI 25 구간 대비 각각 1.72배, 1.64배로 나타났다.

특히 BMI 25 이상에서 사망위험 증가폭을 살펴보면, BMI 29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사망위험 증가폭이 2배 커짐을 확인했다.

또 BMI와 심뇌혈관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 분석결과에서는 BMI가 높아질수록 질병발생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BMI 25 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은 BMI 18.5 미만에서 가장 낮고,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해 고혈압, 당뇨병은 BMI 34 구간(각각 2.06배, 2.88배), 이상지질혈증은 BMI 33 구간(1.24배),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은 BMI 34 구간(각각 1.47배, 1.06배)에서 각 질병의 발생위험이 가장 높았다.

BMI 25 이상에서 질병발생위험 증가폭을 살펴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BMI 27 구간, 심혈관질환은 BMI 29 구간, 뇌혈관질환은 BMI 31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질병발생위험 증가폭이 커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동국대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서는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위험을 보였으나 우리의 체형과 생활습관, 그리고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위험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고, 비만과 질병의 연관성은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비만 진단기준은 질병과의 연관성을 우선시 하고, 사망 자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지금의 BMI 진단기준을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기준이라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건강보험연구원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비만 기준과 관련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최대 규모 추적관찰 연구로, 한국 성인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동시에 고려할 때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BMI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은 이미 BMI 28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공단은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성이 높은 비만 인구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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