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 위협 통했나? 대만, 21조원 美 무기 구입 검토

      2024.11.11 10:53   수정 : 2024.11.11 13: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지속적인 침공 위협을 받는 대만이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대만 방위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자 막대한 금액의 미국 무기를 구입할 계획이다. 관계자들은 대만 정부가 방위비 투자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출범하면 약 21조원 무기 구입 검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대만 정부 및 트럼프 1기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내년 1월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 새 트럼프 정부에 미국 군수기업 록히드마틴의 해군 함정, 노스롭그루먼의 'E-2D 호크아이' 구입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만은 이외에도 패트리어트 방공포대 및 ‘F-35’ 전폭기 구입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대만 정부가 트럼프 진영과 “비공식 논의”를 통해 대만 정부가 국방비 지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어떤 무기를 사야 할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대만군이 갖고 싶었지만 얻을 수 없었던 많은 무기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만 관계자는 이지스 레이더 체계 역시 물망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구매 목록을 말한다면, 이번에는 F-35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 정부가 퇴역한 미국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이나 페리급 호위함을 요청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들은 대만이 최대 60대의 F-35와 4대의 E-2D, 10척의 퇴역 군함 및 400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쑤쯔윈은 해당 목록의 구매 금액이 약 150억달러(약 20조 8965억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트럼프 1기 관계자는 “대만은 자신들의 진지함을 보여줄 수 있는 구매 계획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측은 아마도 미국의 새로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명되면 그에게 매우 공격적인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성화에 또 구입, 불필요 지적도
고립주의를 지향하며 유럽 및 한국 동맹에게 방위비를 더 내라고 요구했던 트럼프는 대만 방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은 우리에게 방어 비용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보험 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방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요금을 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공장 신축에 보조금을 줬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진영에서 차기 국방장관 혹은 국가안보보좌관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역시 트럼프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21일에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대만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5%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을 신경쓰는 사람은 그들이 극적으로 더 써야 한다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들의 운명은 균형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방위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던 하이노 클린크는 이미 대만이 트럼프 1기에서도 기록적으로 많은 미국 무기를 샀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F-16 전투기를 포함해 11차례의 거래로 210억달러(약 29조 2614억원)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팔았다. 바이든 정부가 승인한 무기 판매는 70억달러 규모였다.

클린크는 무기 구입이 의미가 있지만 탄약 조달 능력이나 지휘 통제 체계, 공중 및 미사일 방어, 국방 개혁같은 다른 중요한 분야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크는 “대만이 F-35 구입을 요구하는 것은 작전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크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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