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 인민들과 함께 할 것” 일반 주민 대상 강연회 진행

      2024.11.11 15:57   수정 : 2024.11.11 15: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 당국이 북한 군인들을 러시아에 파병하기 직전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민들에게 러시아와의 친선을 강조하는 사상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신병 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초 신의주시에서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전쟁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등 대미, 대남 적개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강연회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강연 내용 중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적대 행위로 인해 조선반도(한반도)를 둘러싼 지역 정세가 격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강조됐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강연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전쟁이 3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면서 전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미 비난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우리는 로씨야(러시아)가 승리할 때까지 로씨야 인민들과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강연자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후에 내부 주민들에게 알려졌을 때를 대비해 부정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강연자는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해 가자지대의 일반 주민과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스라엘이 이렇게 포악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은 그 뒤에 미국의 조종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강연 내용은 최근 한반도 정세 불안정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면서 러우 전쟁, 중동 분쟁 상황을 내부 단결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 의도 대로 러시아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 일부는 “이제는 중국보다는 로씨야와 함께 하는 것이 먹을 알(이득)이 더 많은 것 같다”, “지금 기름(유류)이나 밀가루 같은 것도 다 로씨야에서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등 친러시아적 발언이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6일까지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예고에 없던 깜짝 만남을 가져 밀착을 과시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더욱 노골화되는 분위기다.

AFP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최선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현명한 영도 아래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승리의 그날까지 언제나 러시아 동지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6일 북한 최선희 외무상과 푸틴 대통령의 회동 소식을 전하면서 “상봉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부단히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많은 사업과 관련해 훌륭한 담화가 진행됐다”며 “새로운 전면적 발전 궤도 우(위)에 올라선 조·로(북·러) 친선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려는 의지가 재확인됐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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