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문소리 "'추월만정' 1년간 천번 넘게 연습…남편도 놀라"
2024.11.11 14:22
수정 : 2024.11.11 14:22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문소리가 '추월만정'을 위해 1년간 준비했던 시간을 돌아봤다.
문소리는 11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씨제스 스튜디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문소리는 무대와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10일 방송된 '정년이' 10화에서 정년 모녀의 깊은 감정 장면이 나왔다.
▶목포 사투리 선생님이 계신데 어제 정자(오경화 분), 정년이(김태리 분) 다 우리 집에 와서 선생님 어머님이 보내주신 홍어와 김치 목포 음식을 먹었다. 그 10화를 같이 보기로 예전부터 약속했다. 제 집에 오면 늘 음식을 대접하는데 하필 낮에 촬영이 있어서 음식을 할 시간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음식을 보내주셔서 다 같이 막걸리 마시면서 본방송을 함께 봤다. 시청률 대박 기원 초를 붙여서 시간을 보냈다.
-시청률이 실제로 대박이 났다. 배우들끼리 이야기도 나눴나.
▶아직도 방송을 보면 자기 연기를 보면서 아쉬운 것이 많다. 서로 고생한 것도 이야기하는데 스스로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야박한 점이 있다. (김)태리도 '어느 누가 너만큼 열심히 할 수 있겠니' 했다. 나는 (그런 후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해도 태리는 자기가 춤도, 창도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보인다고 하더라. 태리가 3년 연습했는데 그렇게까지 하기 정말 어렵다. 하면 할수록 뭐가 어려운지 부족한지 보여서 그렇다. 한 3년을 하니까 그게 눈에 보이는 거다. 정자도 '언니는 힘을 빼고 연기하는데 자기는 용을 쓰고 해야 한다'고 하더라.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게 다 자기 눈에만 보이는 거다. 저도 저 부족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그랬던 것 같다. 다 같이 한 결과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10화가 많은 시청자를 울컥하게 한 내용이다.
▶촬영지가 경상남도 고성이다. 정말 먼 곳이다. 해가 질 때 리허설을 다 하고 잠깐 자고 새벽 3시에 나와 해가 뜨는 걸 찍는데 해가 안 나와서 너무 힘들더라. 어떡하나 일단 찍자고 했다. 카메라 철수를 하는데 해가 떠오르더라. '카메라 다시 설치!' 하고 달려가서 찍었다. 일단 뛰어가서 앉아서 카메라 돌린 거다. '추월~!'하면서 시작했다. 그래서 거의 뒷모습 위주로 찍었다. (배우들끼리) '추월만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판소리 장단 중에서 가장 느린 소리다. 판소리를 배우다 보면 비교적 쉬운 장단도 있는데 (추월만정은) 무조건 내 목소리로 '추월~'해야 하는 거다. 태리는 더 수많은 노래를 해야 했고 저는 주로 그 노래를 위주로 했다. 천 번이 넘게 한 것 같다. 남편(장준환)이 운전하고 가는데 해만 지면 내가 '추월~' 하니까 놀라더라. '사고 난다'고 하더라. (웃음) 그 소리를 내기는 것이 판소리 전공자에게도 너무 어려운 대목이라 둘이 어디만 가면 '추월~' 외쳤던 기억이다.
-추월만정은 어떻게 준비했나.
▶1년 가까이 레슨을 받았다. 일기장을 보니까 처음 시작한 것이 3월(2023년) 마지막 녹음을 올해 했다. 못 하더라도 우리 목소리로 들려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진짜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운 느낌은 있다. 그런 건 후반에서 작업을 한 것은 있다. 공선의 노래도 어린 공선이 열심히 배웠다.
-정년, 정자와 특별한 가족 케미스트리를 만든 것 같다.
▶김태리 씨와는 그 전부터 여러 작품을 같이 해서 친분이 있었다. 이 작품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지켜봐 왔다. 케미스트리를 더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되더라. 오경화 배우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3박 4일 목포 어학연수 가서 봤다. (웃음) 문 열고 들어가니까 '아 언니 오셨어라' 하더라. 순수하고 훌륭한 영혼을 가진 배우더라. 셋이 격의 없이 터놓고 지내게 됐다. 아랫목에 모여서 작품 이야기하다가 그러고는 했다. 다 같이 대본 보고 녹음 하고는 그랬다.
-목소리에 무리가 가지 않았나.
▶내가 피곤하면 목소리가 잘 간다. 이 작품을 하는데 다행이다 싶더라. 오히려 태리가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태리는) 목소리 가게 하려고 더 노력했을 거다. 나는 오히려 이게 장점 같더라. '폭싹 속았수다'에서 노년 역할을 해서 그냥 잠긴 목으로 가자 싶더라.
-천재 연기에 대한 부담은.
▶어려운 것만 한다 싶더라. '아가씨' 때도 나만 진짜 일본 귀족이다. 남들만큼만 해서는 안 되는 거다. 감독님한테 '일본 배우를 캐스팅했어야죠' 했던 기억이다. 이번에도 타고난 천재 소리꾼인데 어쩌겠나, 믿고 맡겨주신 걸 잘 해내야 한다. 도전이 있는 역할들이 배우에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극도 되고 흥분도 되는 것 같다. 도전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기쁘기는 하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