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vs 조선 ‘후판값’ 협상 신경전
2024.11.11 18:31
수정 : 2024.11.11 18:31기사원문
11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현재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는 후판의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후판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 t당 140달러선까지 올랐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10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올 들어 저가 중국산 후판의 유입량 증가도 철강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산 후판은 국산 후판 유통가격 대비 t당 10만~20만원 저렴하다. 중국은 자국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내수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량은 수출로 밀어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까지 기준 중국산 후판 누적 수입량은 88만7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만9000t보다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선사들은 올 들어 값싼 중국산 후판 사용을 늘려왔다. 하반기에도 중국산 후판 사용을 확대하는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진행된 2·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덤핑이 일어나고 있어 우리도 중국산의 비중을 20%에서 25% 이상 늘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불황을 딛고 흑자를 내게 된 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며 "고가 수주물량이 확대된 상황에서 후판 가격 인하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후판 공급가를 낮추면 수익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상호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