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복관세, 韓 등 다른 아시아 수출국도 긴장해야

      2024.11.12 15:48   수정 : 2024.11.12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기 정부 당시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에 2기 정부를 시작하는 가운데 한국과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동맹 여부와 상관없이 무역 적자가 큰 국가를 상대로 제재에 나설 수 있다며 미국산 수입을 늘려 적자를 낮추는 해법을 언급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앤드루 틸튼 수석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2기 정부의 무역 전쟁 확대를 경고했다.

틸튼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가 트럼프 1기(2017~2021년) 이후 다소 줄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적자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와 일부 각료 후보들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두더지 잡기' 방식으로 급증하는 무역 적자는 결국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는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추가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틸튼은 "한국과 대만, 베트남이 특히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특권적 위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며, 베트남은 중국이 우회무역을 하고 있어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CNBC는 지난해 한국이 미국과 무역에서 444억 달러(약 62조3065억원)의 흑자를 봤으며 전체 대미 수출의 30%가 자동차였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경우 올해 1·4분기 대(對)미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24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올해 1~9월 대미 무역 흑자도 900억달러에 달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와 일본도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본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흑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인도는 최근 수년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틸튼은 "앞으로 이들 국가는 가능한 경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면서 압박을 벗어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의 브라이언 탠 이코노미스트와 동료들 역시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아시아 신흥시장은 트럼프 2기의 정책 가운데 무역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대만 경제가 한국이나 싱가포르보다 개방적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탠 등은 대만 다음으로 태국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다음은 말레이시아 순서라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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