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숨겨진 이야기 들으실래요?

      2024.11.13 08:56   수정 : 2024.11.13 0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기 오면 '사유의 방'은 꼭 가야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33년간 일하고 있는 이현주 홍보전문경력관(58)이 대뜸 기자를 이끌며 한 말이다.

그의 안내를 받으며 어둡고 고요한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자 삼국시대 6세기 후반과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이 보였다.

이 경력관은 "반가사유상은 앉아서 볼 때와 서서 볼 때의 느낌 자체가 다르다"며 반가사유상의 매력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문화유산의 또 다른 면모를 알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집필한 책 '보고, 쉬고, 간직하다'(아트레이크)는 흔히 생각하는 박물관과는 다소 다른 이미지와 분위기로 박물관의 숨어 있는 보물들을 하나하나 캐내어 보여준다.


학예사들의 고심과 정성이 녹아든 전시 유물은 물론, 도심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석조물 정원과 거울 못, 청자정 등 산책하기 좋은 공간, 박물관의 안팎을 가꾸고 돌보는 사람들, 전국 곳곳에 자리한 국립박물관에 관한 이야기까지, 옆에서 들려주는 듯한 조곤조곤한 문장으로 섬세하게 풀어낸다.

중앙박물관과 33년을 함께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글과 사진을 따라 이 경력관의 애정 어린 안내를 받다 보면, 당장이라도 박물관 나들이에 나서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이 경력관은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기관인 중앙박물관에 1990년 '박물관신문' 담당자로 입사해 33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박물관 입사 후 박물관에 애정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면 홍보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PR 입문자, 전문가 과정을 공부했고,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홍보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는데, 박사 과정 중에 박물관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최초의 정규직으로 합격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박물관은 공간, 유물, 시간, 사람이 안팎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며 "박물관 곳곳을 장식하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쉼으로의 색다른 초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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