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죽었습니다” 대성통곡한 신입, 조문 안 와도 된다는 이유가
2024.11.13 15:40
수정 : 2024.11.13 15: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입사원이 회사에 '아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이유가 일을 그만두기 위해서였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JTBC '사건반장'은 경기도 평택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A씨의 제보를 전했다. A씨는 지난 8월, 정비소 경험은 없지만 면접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직원 B씨를 채용했으나 입사 초기부터 실수가 잦아 문제가 됐다.
후진하다 차 3대를 들이받고 고객 차를 수리하다 엔진을 고장 낼 뻔하는 등 실수가 계속됐지만 A씨는 오히려 물심양면으로 B씨를 지원해줬다. 동료들 역시 시간이 모두 해결해 줄 거라 믿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다"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B씨는 지난 9월부터 주위에 아내가 대장암 초기라는 얘기를 하고 다니다가 10월 말쯤 갑자기 아내의 사망을 이유로 퇴사를 요청했다. B씨는 회사에 "아내가 다른 지병을 숨겼더라. 처가집 식구들과 의논 끝에 조용히 가족장으로 정리하기로 해서 빈소나 조문은 따로 받지 않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일주일간 유급휴가를 받은 뒤 출근한 B씨는 오전에 월급을 받고 퇴사를 통보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A씨는 "세금 관련 문제로 증빙 서류가 필요하다. 사망진단서든 화장장 영수증이든 하다못해 영정사진이라도 보내달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B씨는 "죄송하다. 아직 마음이 보낼 준비가 안 돼 있어서 못 내겠다. 제 아이 살점을 떼는 느낌이다", "그냥 나쁜 놈 하고 거짓말쟁이 하겠다. 못 내겠다"라며 통곡했다.
문제는 이후로도 서류 제출을 거절하던 B씨가 결국 “거짓말을 했다”라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B씨는 동료들에게 "예전부터 그만두려고 했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혼날까 봐 두려웠다"라면서 "가족 핑계 대면서 그만두겠다고 하면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겠다 착각했다"라고 털어놨다.
B씨가 아내의 죽음을 변명으로 삼은 이유도 황당했다. 그는 퇴사를 두고 다투다가 아내가 홧김에 "그럼 아내 죽었다고 이야기해"라고 말한 걸 실행에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직원이 배우자 부고를 전했을 때) 직원들 모두 울었다"라며 "이번 일로 너무 충격받았다. 이렇게까지 연기할 수 있나. 직원을 뽑은 것을 너무 후회한다"라고 토로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